▍ 중국, 보조금으로 글로벌 신산업을 키우다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통신장비 같은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는 중국 정부가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그 결과 비야디(BYD), CATL, BOE, 퉁웨이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중복 투자나 자원 낭비 같은 부작용도 있었지만,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에는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 비야디의 성공 이야기
비야디는 처음에 작은 배터리 회사였지만, 7년간 약 3조 4500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으며 세계 1위 전기차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을 줘도 끝이 아니라, 점점 더 높은 기술 기준을 통과해야 보조금을 주도록 정책을 바꿨습니다.
예를 들어 2019년에는 한 번 충전으로 25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에만 보조금을 주도록 기준을 올렸고, 배터리 성능 기준도 기존 120Wh/kg에서 160Wh/kg 이상으로 강화했습니다.
이 기준을 맞춘 차가 단 1~2종뿐이었다는 점을 보면,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핀셋처럼 써서 기술을 끌어올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신제품 출시
비야디는 지난해에만 약 13조 원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는데, 이 정도면 중국 상장사 가운데에서도 단연 1위 수준입니다.
이런 투자 덕분에 비야디는 시속 496km짜리 초고속 전기차, 9분 만에 완충 가능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 차량에 드론을 싣는 시스템 같은 최첨단 기술들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CATL 역시 보조금 기준에 발맞추어 배터리 성능을 끌어올려,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10분 충전 시 600km 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정부 조달이 만든 기회
중국 정부는 보조금뿐 아니라 공공 조달과 국산 제품 우대 정책을 통해 자국 기업들에게 실제 거래 기회를 만들어줬습니다.
중국 서버 기업 인스퍼는 IT 국산화 정책 덕분에 IBM, HP 같은 글로벌 기업들을 빠르게 따라잡고, 중국 시장 1위, 세계 2~3위권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한국이 배워야 할 점
우리나라 산업계에서도 기업이 해외 시장에 나가려면 우선 국내에서 먼저 경쟁력을 쌓을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좋은 원료 국산화 기술을 갖고 있어도, 해외에 팔러 가면 “자기 나라에서도 안 쓰는 걸 왜 사냐”라는 반응을 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요 기업과 기술을 연계하는 정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 다만, 보조금 남용은 위험하다
보조금을 아무 데나 풀어주면 재정이 약해지고, 경쟁력 없는 좀비 기업이 양산되며, 다른 나라와의 무역 마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중국도 과잉생산이라는 부작용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반도체, 인공지능, 2차전지, 바이오, 첨단 제조업 같은 모든 산업에 보조금을 퍼붓기보다, 국가 경쟁력과 공급망 안보에 큰 영향을 주는 분야를 골라 집중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보조금이 오랫동안 계속되면 다른 나라의 보복 조치가 시작되고, 결국 소비자와 재정 여력이 약한 정부만 손해를 본다는 경고를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