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인수전에 뛰어든 TPG, 소액주주 지분 매입까지 나설까


글로벌 사모펀드 TPG가 롯데렌탈 인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TPG롯데렌탈의 경영권을 사들이기 위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롯데그룹은 2024년 말 다른 글로벌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게 롯데렌탈 경영권을 넘기기로 정하고 주식매매계약까지 맺었으나,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불허하면서 이 거래는 결렬된 바 있습니다.

어피니티가 국내 2위 렌터카 업체 SK렌터카의 경영권을 이미 가지고 있어, 1위인 롯데렌탈까지 가져갈 경우 경쟁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 불허의 핵심 이유였습니다.

자회사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려 했던 롯데그룹은 무산 이후 새로운 인수 후보들과 빠르게 협상을 이어왔으며, 그 가운데서 인수 의지가 강하고 거래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본 TPG와 입장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한편 시장은 TPG가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에 얼마의 프리미엄을 얹어 살 텐지, 그리고 남은 소액주주의 지분까지 같이 사 모을지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① 인수 본격화… 주당 5만 원대 중반 계약 임박

최근 TPG는 롯데렌탈 경영진을 대상으로 수 시간에 걸쳐 자세한 실사 작업을 진행하면서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 대상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가진 롯데렌탈 지분 전부(약 61.18%)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매각가는 주당 5만 원대 중반을 적용해 총 1조 원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어피니티가 앞서 계약했던 인수 금액보다 약 20~30% 낮은 수준입니다.

또한 롯데렌탈이 어피니티에 경영권을 넘기며 함께 진행하기로 했던 저가 유상증자는 이번 TPG 거래에서는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당시 롯데렌탈은 어피니티를 대상으로 3자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어피니티의 주당 인수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냈는데, 이 방식은 대주주에게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지만 소액주주에게는 지분 희석으로 재산상 손해를 준다는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② 상법 개정으로 룰이 바뀐 시장… EQT·베인도 100% 공개매수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지만, 시장은 이미 롯데그룹 측 경영권 지분 외에 남은 지분(약 38.82%)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대주주 지분에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사는 방식에 대해서는 상당한 반발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는 아직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법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도입된 주주충실의무가 자본시장의 규칙을 이미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상장사 경영권을 인수한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대주주에 지급한 프리미엄과 동일한 가격으로 소액주주 지분까지 사들이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지난해 EQT의 더존비즈온 인수와 올해 베인캐피탈의 에코마케팅 인수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과정을 지키지 않으면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과 함께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③ 잔여지분 매입 시 2조 원대 딜 관측… 공정위 허가 여부도 관심

시장은 TPG가 롯데렌탈의 남은 지분까지 모두 사들일 경우 전체 인수 자금이 약 2조 원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이 가진 대주주 지분 61.18%만 인수할 때 드는 1조 원대 초중반과 비교하면 훨씬 큰 규모입니다.

만약 TPG가 대주주 지분만 사들이는 방식을 고수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금융당국이 정책적 부담을 느낀다면 사정이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동양생명 경영권 지분을 이전 대주주로부터 주당 1만 원대 초반에 인수했던 우리금융지주는, 남은 지분에 대해서는 이보다 낮은 시가를 적용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했습니다.

이에 소액주주 반발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여러 차례 제동을 걸었고, 우리금융은 결국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10% 올리기로 최근 결정했습니다.

반면 TPG의 펀드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점에서 남은 지분까지 통째로 사는 결단은 어렵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TPG는 전 세계에서 약 3060억 달러(약 470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거대 사모펀드이며, 한국에서는 2023년 화장품 용기 업체 삼화를 약 3000억 원에 인수한 뒤 1년 반 만에 KKR에 8000억 원 이상에 다시 팔아 높은 수익률을 올린 전적이 있습니다.

서울 사무소 임원들은 글로벌 본사에서도 상당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M&A 전문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과거 공정위가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를 불허했던 이유를 곱씹어 보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당시 결정의 명분은 어피니티가 SK렌터카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 독과점 우려가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만 공정위는 또 다른 사유로 “일정 기간 내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도 명시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