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규 AI ‘키미K3’공개 , 미국 반도체주 일제히 출렁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또 한 번 미국 빅테크를 긴장시켰다.

지난해 저비용 AI 모델 ‘딥시크’로 충격을 안겼다면 이번에는 미국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의 ‘키미(Kimi) K3’를 공개하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Moonshot AI)는 최근 차세대 AI 모델 ‘키미 K3’를 공개했다.

키미 K3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6) 개막을 앞두고 공개됐으며,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처리하는 네이티브 멀티모달 기능과 최대 100만 토큰을 한 번에 처리하는 초대형 컨텍스트 윈도우를 갖췄다. 문샷AI는 키미 K3를 장시간 코딩과 복합 추론, 전문 지식 작업에 특화된 모델이라고 소개하며 세계 최초의 ‘3조개급 개방형 가중치 AI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美 최상위 모델 턱밑까지…‘저가’ 대신 성능으로 승부 중국 문샷의 AI 모델 ‘키미 K3’. 키미 웹사이트 캡처 키미 K3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 AI 기업들이 그동안 내세웠던 ‘초저가 전략’에서 벗어나 성능 경쟁에 나섰다는 점이다.

키미 K3는 약 2조8000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탑재했다. 이는 딥시크 V4 프로(1조6000억개), 즈푸AI GLM-5 시리즈(7400억개) 등 기존 중국 개방형 모델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파라미터는 AI가 학습 과정에서 익히는 내부 변수로 일반적으로 많을수록 더 복잡한 정보를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성능도 미국 최상위 모델에 근접했다.

AI 성능 평가기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rtificial Analysis)는 키미 K3의 지능지수를 57점으로 평가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5(60점)와 오픈AI GPT-5.6 솔(59점), GPT-5.6 솔 엑스하이(58점)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xAI의 그록4.5와 메타, 구글의 주요 모델은 앞섰다.

코딩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레나AI의 웹 인터페이스 개발 평가에서는 1위, 발스AI 종합 평가에서는 클로드 페이블5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GPT-5.6 솔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가격은 중국 경쟁사보다 높다. API 이용료는 입력 토큰 100만개당 3달러, 출력 토큰 100만개당 15달러 수준이다. GPT-5.6 솔과 비슷하지만 딥시크 V4 프로나 GLM-5 시리즈 등 다른 중국 개방형 모델보다는 비싸다.

업계에서는 문샷AI가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기업용 AI 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분석했다.

뉴욕 흔들고 코스피도 ‘긴장’…삼성·SK하이닉스 변수 키미 K3 공개 직후 미국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17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1.40%, S&P500지수는 1.01%,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77%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2.2%,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5.6%, 인텔은 2%, 샌디스크는 4% 떨어졌다.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두 가지다.

우선 무료에 가까운 개방형 AI 모델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구독형 폐쇄 모델을 판매하는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 등의 수익성이 약화될 가능성이다.

동시에 AI 인프라 투자 회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코스피 시장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아 왔는데, AI 투자 효율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경우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고점론’이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샷AI가 미국의 고성능 AI칩 수출 규제 속에서 어떤 칩을 사용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화웨이 어센드 등 중국산 AI 반도체와 중국산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용 비중이 상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만약 중국 AI 모델이 자국산 반도체만으로 경쟁력을 입증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딥시크 R1 공개 당시에도 미국 AI 관련 주식이 급락했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무어인사이트앤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최고경영자(CEO)는 SCMP를 통해 “이번 반응은 딥시크 때와 비슷한 과잉 반응”이라며 “키미 K3는 AI 추론 시장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17일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에서 “메모리 수요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AI 분야만 봐도 내년 수요가 올해보다 최소 60~10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 주가에 흔들리기보다 장기적인 흐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