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무기 비축량 고갈 문제를 두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미사일 재고가 5분의 1 수준까지 감소하는 등 대이란 군사작전이 제약받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회의 도중 헤그세스 장관을 따로 불러 “탄약 문제가 이미 해결된 줄 알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장거리 정밀유도무기와 방공 요격미사일 재고가 급감했는데도 관련 사실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의 무기 부족은 최근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앞서 CNN은 사드 요격미사일 재고가 전체의 약 20% 수준까지 줄었다고 보도했으며 로이터통신도 정밀타격미사일(PrSM)과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가 사실상 바닥난 상태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재고 감소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에 대한 추가 대규모 공습을 보류한 배경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헤그세스 장관이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면서 군수물자 관리와 대통령 보고 체계의 문제를 스티븐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에게 돌렸다고 전했다.
무기 고갈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7월 상원 청문회에서도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군수품 재고 감소 문제를 놓고 민주당 의원들과 공방을 벌였다. 당시 그는 대통령에게 어떤 군사적 조언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한 채 현재 상황이 트럼프 행정부의 작전 때문이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군 운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헤그세스 장관을 직접 질책한 것은 그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행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한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전쟁이 단기간에 비교적 쉽게 승리할 수 있는 작전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부는 관련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0% 가짜뉴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도 “헤그세스 장관은 누구도 오도하지 않았고 파인버그 부장관에게 책임을 돌린 적도 없다”며 “무기 비축량 고갈과 내부 갈등에 대한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