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 가능성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 상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사업 가치를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이 단순히 로봇 계열사의 자금 조달에 그치지 않고,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를 손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오래전부터 과제로 꼽혀 온 순환출자 구조 정리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로봇 기업 가치 상승, 지배구조 개편 자금으로 이어질 가능성
최근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미국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둔 준비 과정일 수 있다고 해석한다. 일부에서는 관련 계약 일정과 인공지능 기반 로봇 시장의 성장 흐름을 고려하면, 더 늦추기보다는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를 두고 시장 평가는 크게 높아졌다. 과거 인수 당시와 비교하면 몸값이 빠르게 뛰었고, 장기적으로는 수십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로봇 산업 자체가 앞으로 크게 성장할 분야라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탠다. 일부 글로벌 투자기관은 미래 로봇 시장이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과 맞먹는 거대한 영역으로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수익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고, 대량 생산 체계도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실제로 당장 안정적인 반복 매출 구조를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다.
■ 핵심은 현대모비스 지분, 정의선 회장의 선택에 주목
현재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은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나눠 들고 있다. 상장이 현실화되면 이 지분의 시장가치도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몫 역시 상당한 규모로 평가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그룹 지배력 강화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드물게 현대차-기아-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외부 변수에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정리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축으로 꼽히는 곳은 현대모비스지만, 정의선 회장의 직접 지분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뒤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에 쓰일 가능성을 거론한다. 일부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하거나, 보유 지분을 담보로 활용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흐름이 현실화되면, 장기적으로는 회장-모비스-현대차-기아로 이어지는 보다 단순한 지배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 왜 미국 증시가 유력한가
상장 시장으로는 미국이 더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 증시에 들어가면 전 세계 투자자에게 직접 자금을 끌어올 수 있고, 국내에서 자주 불거지는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 논란도 상대적으로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미국에서 출발한 회사이고 주요 사업 기반 역시 미국에 있다는 점도 이런 선택에 힘을 싣는다.
물론 부담도 있다. 자회사가 따로 상장하면 모회사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여기에 해외 상장이라 해도 일반주주 권익 문제를 살펴보겠다는 분위기가 있어, 추진 과정이 간단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미국 시장에는 대형 기업공개 후보들이 여럿 대기하고 있어 투자금이 분산될 가능성도 변수다.
■ 결국 시점이 관건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미국 내 생산 거점에 로봇을 투입하고, 장기적으로 생산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만큼 상장을 너무 오래 미루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일정은 시장 상황, 투자 심리, 기업가치 평가, 지배구조 개편 속도 등을 함께 따져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리하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상장은 단순한 계열사 상장이 아니라 로봇 사업의 미래 가치, 정의선 회장의 지배력 확대, 현대차그룹 구조 개편이 맞물린 중요한 카드로 볼 수 있다. 다만 높은 기대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실제 성과는 상장 이후 사업 확장과 수익성 개선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