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일본 한숨, 한국·베트남 활짝 웃음…아시아 관광운명 엇갈리다

서울 명동 거리에는 외국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아시아 여행 시장은 웃는 나라와 우는 나라가 갈려 흥미진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한국과 베트남은 사상 최다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과 태국은 중국인 방문객이 줄어든 영향으로 발걸음을 멈춘 모습입니다. 아시아 관광 판도는 큰손이라 불리는 중국인 여행객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의 활황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872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6월 20일에는 작년보다 한 달 일찍 1,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5월 한 달 동안 외국인 카드 사용액은 2조 1,200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NH투자증권은 원화가 친화적인 흐름과 먼 거리에서 오는 여행객들의 머무르는 날이 늘면서 1인당 쓰는 돈이 증가, 레저 산업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5월 외국인 호텔 지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35% 늘어나, 입국자 증가 폭인 19%를 한참 앞질렀습니다.

베트남의 기록 행진 베트남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국제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넘게 늘었고, 성수기가 아닌 6월에도 170만 명(작년 대비 14.7% 증가)이 베트남을 찾았습니다. 1분기에는 676만 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2026년 상반기 베트남 방문객 중에는 중국이 약 27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은 약 216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역시 1월부터 4월까지 외국인 방문객이 468만 명으로 작년 대비 8.24% 늘어나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발리에 집중됐습니다.

일본·태국의 위기 이웃나라인 일본은 6월 외국인 방문객이 314만 8,6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8% 줄며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한일 외교 갈등과 중국 경제 둔화로 중국인 입국자가 60% 넘게 급감한 영향입니다.

일본 최대 여행사인 제이티비는 올해 방일객이 작년보다 3% 줄어든 4,140만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28%)과 대만(37%)에서 떠나는 수요는 늘었지만 중국 발 공백을 메우기엔 부족했습니다.

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1~4월 외국인 방문객 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했고, 태국호텔협회 조사에서는 호텔 38%가 예상보다 가파른 고객 감소를 겪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6월 평균 객실 점유율은 52%에 그쳤고 7월 전망치도 53%에 불과합니다.

몸값 요구, 실종, 콜센터 사기 등 범죄 소식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안전 이미지가 무너진 데다, 바트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마저 잃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태국은 중국인 여행 방식이 단체관광에서 개별여행 중심으로 바뀌면서 저가 단체관광에 의존해온 호텔과 여행사의 타격이 특히 컸습니다.

위기에 몰린 호텔들은 객실료 인하와 마케팅 확대로 맞서고 있지만 일부는 투자와 인건비를 줄여 자금 확보에 나선 상태입니다. 태국여행업협회는 올해 중국인 방문객 전망치를 900만 명에서 700만 명으로 낮췄고, 태국관광청도 연간 외국인 방문객 목표를 기존보다 18% 낮은 3,000만~3,400만 명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결국 아시아 관광 판도는 큰손 중국 관광객의 선택에 따라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출입국 인원은 1억 8,500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5% 늘었습니다. 이 수요가 예전처럼 일본과 태국으로 흘러가는 대신 한국과 베트남 등으로 다시 배치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9% 늘었고, 베트남에서도 중국이 상반기 270만 명으로 최대 송출국에 올랐습니다. 결국 아시아 관광의 큰손인 중국 관광객이 안전, 비자, 여행 방식 변화에 따라 목적지를 다시 고르면서 아시아 관광 산업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수브라마니아 바트 차이나트레이딩데스크 대표는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여행객들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지만, 올해 여름 승리하는 목적지는 더 가깝고, 더 안전하고, 가격 대비 가치가 높고, 접근성이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