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농지 전수조사에서 농지대장만 고쳐 실제 농사를 짓는 것처럼 꾸며낸 ‘가짜 자경’ 농지를 걸러내기로 했다.
조사 직전 농지대장을 고쳐 자경으로 등록한 사례를 모두 찾아내 조사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낸 농지 전수조사 시행지침에 올 2월 24일~4월 30일 농지대장에 자경으로 새로 등재되거나 변경된 농지는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하라고 명시했다.
2월 24일은 이재명 대통령이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농지 전수조사를 지시한 날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농지 관련 세제·규제·금융 검토와 함께 농사를 짓겠다고 땅을 산 뒤 방치한 경우 매각 명령 방안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시행지침은 자경 여부를 농지대장만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했다.
자경은 농업인이나 농업법인이 소유 농지에서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다년생식물을 재배하는 것을 뜻한다.
농식품부는 농지대장, 농업경영체, 직불금, 농작물재해보험, 친환경 인증, 비료, 면세유 등 행정정보를 본인 명의 기준으로 대조한다. 관련 정보가 없거나 명의가 일치하지 않으면 서류상 자경으로 돼 있어도 심층조사로 넘어갈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수조사 방침이 나온 뒤 갑자기 자경으로 전환하는 사례를 보자는 취지”라며 “평소 자경으로 변경하는 것은 문제될 게 없지만 조사한다고 하니 갑자기 자경으로 바뀐 경우는 의심 소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임대차 의심 농지도 함께 점검한다.
농지법상 농지 임대차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상속 농지나 농지은행 위탁 농지 등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지침은 농지대장과 농업경영체의 임차 정보가 다르거나 친환경 인증 정보가 맞지 않는 농지를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에 임대차 정보가 등록된 경우도 실제 이용 여부를 다시 확인한다.
이번 전수조사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 1049만 필지, 136만 ㏊를 대상으로 한다. 5~7월 기본조사를 거쳐 8~12월 심층조사를 진행하며 심층조사 대상 농지는 현장조사가 의무다.
위반행위가 확인되면 처분의무 부과, 처분명령, 원상회복 명령, 고발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 다만 조사 직전 자경으로 바뀐 농지라고 해서 곧바로 위법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농업정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농한기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개념이 아니고 품목별 차이도 크다”며 “2월 말~4월 말에도 논 정지 작업이나 밭작물 재배·시설원예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실제 경작 여부를 행정정보와 현장조사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