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제품으로 방향 전환하는 동박 산업
국내 동박 제조 기업들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전기 자동차 배터리용 동박에서 벗어나 에너지 저장 장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반도체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고급 제품 비중을 늘리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주요 동박 업체들은 수익성이 낮은 전기차용 제품 생산을 줄이고, 에너지 저장 장치용 전지박과 인공지능 서버·광통신용 회로박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제품 구성을 재편하는 중입니다. 과거 생산량 늘리기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높은 제품 위주의 성장 전략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에너지 저장 장치용 동박 시장 확대
SK넥실리스는 에너지 저장 장치용 동박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에너지 저장 장치용 동박 판매량이 처음으로 전기차용 판매량을 넘어섰습니다. 북미 에너지 저장 장치 시장 성장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해당 제품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가 동박 수요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에너지 저장 장치 설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관련 전지박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SK넥실리스는 생산 효율성 향상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말레이시아 생산 기지를 중심으로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말레이시아 공장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말레이시아 공장이 사실상 최대 생산 체제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용 회로박 공급 강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회사는 데이터센터용 회로박 공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회로박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고사양 제품 공급을 추진 중입니다.
인공지능용 제품은 가공 이익도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보다 높아 업계에서는 회로박 사업이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회로박은 초고속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신호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므로 낮은 조도와 높은 신뢰성 특성이 요구됩니다.
핵심 사업 집중 전략 가속화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자회사 롯데에코월 지분 90%를 1708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확보한 자금은 미래 소재 중심의 사업 재편과 재무 구조 개선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습니다. 회사는 지난 4월 자회사 볼타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서킷포일룩셈부르크 지분 100%를 매각했습니다. 회로박 사업을 정리해 확보한 자금을 헝가리 전지박 생산 거점 운영과 재무 안정화에 투입한다는 전략입니다.
다만 사업 재편과 별개로 특허 분쟁은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3년부터 SK넥실리스와 미국 및 유럽에서 특허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달 미국 소송에서는 대상 특허 5건에 대해 1심 배심원 평결에서 패소했습니다.
해당 특허는 동박 제조 과정에서 제품의 물리적 성질과 형태를 안정적으로 제어해 주름과 찢어짐을 줄이고 배터리 내구성을 높이는 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배심원 평결은 최종 판결이 아니며 항소 등을 통해 다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생산능력 증설이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제품을 얼마나 높은 수익성으로 판매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전기차 수요 정체가 장기화하면서 동박 산업의 무게중심도 전기차에서 에너지 저장 장치와 인공지능 인프라용 고부가 소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