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중간을 기점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방향이 뒤집어졌습니다. 그동안 ‘팔아치우는 큰 손’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던 연기금이 이번 달에는 오히려 주식을 사 모으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 최대 투자자로 잘 알려진 국민연금이 자산 비중을 다시 맞추는 ‘리밸런싱’ 작업을 이달 들어 다시 시작한 가운데, 월 기준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순매수 흐름으로 전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때 시장의 큰 걱정거리였던 ‘매도폭탄’ 우려도 한풀 꺾인 양상입니다.
한국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포함해 분류되는 ‘연기금 등’은 이달 초부터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684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이 같은 행보는 올해 들어 월 단위 기준으로는 처음 나타난 결과입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연기금은 매달 쏟아내는 물량이 거래일 절반을 넘기며 순매도를 이어왔습니다.
- ▶ 1월 약 1조 8911억 원 매도
- ▶ 2월 약 6816억 원 매도
- ▶ 3월 약 7648억 원 매도
- ▶ 4월 약 8961억 원 매도
- ▶ 5월 약 2조 1617억 원 매도
- ▶ 6월 약 2조 3370억 원 매도
그런데 이 같은 매도 행렬이 이 달에는 깨졌습니다. 이달은 6거래일에 그친 데다 다음 달까지 거래일이 5일 남아 있어 다시 순매도로 돌아설 여지는 있습니다. 다만 그 규모까지 커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시장의 중론입니다.
이달 순매수 1위 종목은 SK하이닉스(약 4258억 원)로, 두 달 연속 매수 1위를 지켰습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약 2247억 원), S-OIL(약 1744억 원), DB손해보험(약 1094억 원), 셀트리온(약 953억 원), 대한항공(약 899억 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순매도 1위 종목은 SK스퀘어(약 5757억 원)였고, 삼성전기(약 3136억 원), 삼성생명(약 1238억 원), 삼성전자(약 1115억 원), LG이노텍(약 1119억 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매도 상위권을 거의 독차지한 모습이었습니다.
앞서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74조 원 매도폭탄’ 우려는 지난달 말 리밸런싱 유예가 끝나면서 힘을 잃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아 수급 흐름이 꼬이고, 공단 측의 운용 방식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공단 이사장은 “단기간에 대규모 매도를 단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리밸런싱이 진행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과정을 면밀히 살펴가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