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이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에너지저장장치 분야에서 큰 공급 계약을 따내며, 실제 사용 확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CATL은 베이징 하이퍼스트롱 테크놀로지와 3년 동안 협력하는 전략 계약을 맺었고, 에너지저장 사업에 들어갈 나트륨이온 배터리 60기가와트시를 공급하기로 했다. 공개된 계약 가운데서는 매우 큰 규모로, CATL의 내년 에너지저장 배터리 출하량과 비교해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두 회사는 단순 공급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 실제 제품 적용, 사업 수행까지 함께 넓혀갈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앞서 나온 장기 협력 논의의 연장선에 있다. 하이퍼스트롱은 중장기적으로 CATL 배터리 셀을 대량 확보하기로 방향을 잡았고, 이번 공급 계약은 그 계획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CATL은 이를 통해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대규모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가능성은 높게 평가받았지만, 대량 생산 과정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았다. 에너지 밀도, 배터리 내부 팽창 현상, 생산 과정에서의 수분 관리 같은 부분이 대표적이다. CATL은 이런 핵심 과제를 정리하면서 양산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이제 시험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으로 들어가는 전환점을 맞았다고 보고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나트륨은 구하기 쉽고 원재료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대규모 전력 저장처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강점이 더 크게 부각된다. 에너지 밀도만 놓고 보면 아직 더 개선할 부분이 있지만, 원가와 자원 확보 측면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CATL이 내놓은 에너지저장용 나트륨이온 셀은 300암페어시가 넘는 대형 제품이다. 에너지 밀도는 약 160와트시킬로그램 수준이며, 시스템 전환 효율은 97%로 알려졌다. 또 용량 유지율 80% 기준으로 1만5000회 이상 충전과 방전이 가능하고, 작동 온도 범위도 영하 40도부터 영상 70도까지로 넓다. 이런 점은 다양한 환경에서 쓰이는 에너지저장 시스템에 유리한 조건이 된다.
공급과 설치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같은 규격에 맞춰 설계돼, 이미 사용 중인 생산 설비나 설치 기반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적용할 수 있다. 그만큼 도입 시간과 전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에너지저장 시스템을 운영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이 덜하다.
CATL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전기차용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가까운 시기 안에 본격 생산을 시작하고, 몇 년 안에는 리튬인산철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실제로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적용한 첫 전기차도 이미 공개된 상태다.
경쟁 업체들도 비슷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대형 계약만 놓고 보면 CATL이 상업 물량 확보에서 한발 앞서 나간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실험실 기술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 배터리로 자리 잡아가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