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두 사람이 다시 같은 무대에 선다. 이번 작품에서 한 사람은 돈을 빌려주며 이익을 얻는 인물을, 다른 한 사람은 도시의 법과 질서를 상징하는 인물을 맡아 이야기를 이끈다. 두 배우는 오랫동안 무대에서 쌓아 온 힘으로, 이번에도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들이 계속 고전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리 문화의 수준은 크게 높아졌지만, 연극계 안에서는 새롭고 힘 있는 희곡이 충분히 자라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기본이 단단한 정통극을 바로 세우고, 좋은 연극이 무엇인지 무대에서 꾸준히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창작 희곡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연극의 형식과 짜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그래서 더더욱 탄탄한 글과 제대로 만든 작품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앞으로는 새로운 희곡이 더 많이 나오도록 연극계 전체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두 배우의 시선은 후배들에게도 향해 있다. 젊은 배우들이 연습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품을 만들고 무대에 올리는 전 과정을 직접 겪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실제로 이번 공연에도 이 과정에 참여한 젊은 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한 배우는 어린 시절 연극을 시작했을 때 참고할 책도, 제대로 배울 스승도 넉넉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래서 스스로 현장을 부딪치며 익혀야 했고, 작은 돈을 모아 동료들과 극단을 꾸려 첫걸음을 뗐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젊은 연극인들에게는 학교 수업만이 아니라 더 빠르게 현장을 익힐 기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우는 나이가 들수록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래도 아직 자신 안에 남아 있는 힘을 믿고, 그 힘을 바탕으로 계속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무대에 서는 시간 자체가 즐겁고 보람 있어 쉽게 손을 놓을 수 없다는 말에서는 연기를 향한 애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번 작품은 오래된 원작의 큰 틀은 살리면서도, 오늘의 관객이 더 가깝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야기를 새롭게 다듬은 공연이다. 연출은 작품 속 인물들이 하나같이 여러 얼굴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누구 하나를 단순히 옳다거나 그르다고 말하기보다, 과연 정의와 공정이란 무엇인지 관객 각자가 생각해 보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국 이 무대는 단순한 재공연이 아니라, 연극의 기본을 다시 세우고 다음 세대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 가려는 약속에 가깝다. 오랜 세월 무대를 지켜 온 배우들은 지금도 남은 힘을 다해 관객 앞에 서겠다는 마음으로, 또 한 번 진심 어린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
공연일시: 7월8일~8월9일
공연극장: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