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너무 빨리·많이 올랐나…글로벌 큰손들 ‘하락 헤지’ 시동

 

올해 90퍼센트 이상 급등한 국내 증시가 과열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해외 대형 투자기관들이 상승 베팅을 줄이고 손실 방어에 나서면서 “지나치게 빠른 상승”이라는 경계심이 파생상품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해외 대형 운용사들의 움직임

헤지펀드 골든호스는 최근 몇 주간 국내 증시 보유 비중을 축소하고 파생상품을 통한 방어 전략을 강화했습니다. 골든호스 대표 파트너는 “전체 노출을 소폭 줄이고 보호 장치를 추가했다”며 대형 기업 상장을 앞두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자산운용사 M&G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파운드리 업체 비중을 줄이고, 인공지능 공급망의 하류 기업들로 투자처를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M&G 포트폴리오 관리자는 “진짜 기회는 가치 사슬 아래쪽에 있다”며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혜택을 누리되 중심부에서 벗어난 기업들에 주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 주식 상장지수펀드는 최근 하루 만에 14퍼센트 급락했으며, 옵션 시장에서도 상승보다 하락 방어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이 감지됐습니다.

외국인 자금 이탈 심화

해외 자금 유출세도 심상치 않습니다. 글로벌 펀드의 올해 누적 순매도 규모는 약 118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한 달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도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받아내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여기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인기와 주간 개별 주식 옵션 도입이 겹치면서 시장 충격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파생상품 전문가는 “개인 참여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시장이 반전될 경우 불안정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여전히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한국 증시에 대한 비관론으로의 전환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국내 증시의 12개월 앞선 주가수익비율은 현재 8.6배로 5년 평균(10배)보다 낮고, 약 20배에 이르는 대만 증시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입니다.

실적 모멘텀도 확산 중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의 올해 이익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 20퍼센트에서 현재 50퍼센트 이상으로 상향됐습니다.

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상승 속도가 아찔하긴 하지만 이런 장세에서는 투자를 유지하겠다”“지금 빠져나가면 조정 없이 재진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핵심은 이 균형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입니다. 금리 인상 우려로 촉발된 미국 기술주 급락이 국내 증시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외국인 추가 이탈과 개인 레버리지 청산이 동시에 맞물릴 수 있습니다. 시장이 적절한 속도 조절로 마무리될지, 아니면 더 급격한 되돌림으로 이어질지가 이번 주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