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설명에 따르면, 이 간부는 자신이 살피는 기관과 관련된 공사를 따낸 민간 건설사들이 본인이 숨겨서 운영하던 전기공사업체에 일을 맡기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거액의 이익을 챙겼고, 회사 자금도 개인 투자나 생활비, 부동산과 차량 구입 등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를 단순한 금품 수수로 보지 않았다. 감사 업무를 맡은 공무원의 권한을 이용해 건설사들이 사실상 대가성 계약을 맺게 만든 계획적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이번에 재판에 넘겨진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한 건설사가 고속도로 공사를 따낸 뒤 이 간부의 업체에 전기공사를 맡긴 일, 다른 건설사 관계자가 사고 처리 비용을 대신 내준 일, 또 다른 건설사가 이 간부의 업체에 공사를 주고 입찰 평가에서 유리한 결과를 기대한 일이 포함됐다. 여기에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횡령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반면, 전체 뇌물 의심 거래 가운데 상당 부분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거나 추가 확인이 이뤄지지 않아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은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건은 감사원이 공수처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공수처는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직접 증거가 부족하고 금액 산정에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 뒤 공수처는 법원이 지적한 부분을 충분히 다시 조사하지 않은 채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다시 수사를 보완할 수 있게 사건을 돌려보내려 했지만, 공수처는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받지 않았다. 검찰이 직접 압수수색과 통신 조회를 시도했을 때도 법원은 공수처 사건을 검사가 추가로 수사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 뒤 검찰은 여러 차례 추가 자료와 보완 절차를 요청했지만, 필요한 자료는 끝내 충분히 오지 않았다. 결국 사건이 넘어온 뒤 2년 4개월 넘게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태가 이어졌고, 검찰은 시효 문제를 고려해 먼저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뇌물 의혹 가운데 일부만 기소됐고, 나머지 약 12억 9000만 원 규모 혐의는 기소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앞으로 공수처에서 새로운 자료가 넘어오면, 이번에 기소하지 않은 부분을 다시 살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일이 수사기관 사이의 역할과 권한이 애매할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소나 고발이 없는 사건은 외부에서 수사 진행을 따져 묻기 더 어려워, 제도를 더 촘촘하게 손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