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강제노동으로 만든 제품을 막는 규칙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기업이 스스로 문제를 고치도록 가이드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제품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규칙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강제노동을 막는 규칙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영국, 호주, 캐나다처럼 기업이 공급망에서 강제노동 위험이 있는지 스스로 발표하도록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프랑스와 독일처럼 기업이 직접 점검하고 고치도록 의무를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강제노동으로 만든 제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관에서 막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이제 강제노동은 기업이 스스로 고치는 차원에서 넘어, 세관을 통과할 때 막히는 문제로 바뀐 것입니다.
▎미국이 관세 카드 꺼낸 이유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26년 6월 미국 수입의 99.4%를 차지하는 60개 나라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강제노동 수입금지 규칙이 없거나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나라들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규칙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나라에는 10%, 약속조차 하지 않은 나라에는 12.5%의 관세가 붙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전용 수입금지 제도가 없어 12.5%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요? 강제노동 제품은 값이 인위적으로 싸기 때문에, 정직하게 만든 정상 제품이 시장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이런 불법 이윤을 연간 약 639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우회 수입의 문제
대표적인 예로 태양광 패널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이 있습니다. 중국 신장 지역에서 만든 제품이 미국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자, 동남아시아에서 중간가공 후 ‘동남아산’으로 표시되어 미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태양광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국내에서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나라는 많지만, 수입을 막지 않으면 다른 나라를 거쳐 들어오는 제품을 막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각국에 수입금지까지 함께 요구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빠른 움직임
미국의 조치에 여러 나라가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관련 법안을 발의해 수입금지를 강화했고, 인도네시아와 대만은 이미 규칙을 만들거나 시행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EU도 6월 말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실행에 나섰습니다.
반면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46개 국가는 관련 제도가 없어 12.5% 관세 대상이 되었습니다.
▎우리 기업을 위한 세 가지 포인트
첫째, 규제를 받는 시장이 점점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이제 미국이나 EU뿐 아니라 수입금지를 도입하는 모든 나라의 수출기업이 비슷한 심사를 받게 됩니다.
둘째, 요구되는 의무가 더 까다로워진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점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원료가 어디서 왔는지 끝까지 따라갈 수 있는 기록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런 추적 기록을 갖추지 못하면 불리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셋째, 기업의 크기에 상관없이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공시나 실사 규칙은 큰 기업에만 적용되었지만, 수입금지는 제품 단위로 작동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도 예외 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국내 문제도 점검해야 합니다
해외 공급망뿐 아니라 국내 사업장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주노동자의 처우 문제가 해외에서 지적되어 온 사례가 있고, 국내 염전의 노동 문제로 미국이 수입금지를 실제로 발동한 전례도 있습니다. 국내 노동 문제가 곧 수출 통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마무리
강제노동 규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수출기업은 각 나라의 움직임을 꾸준히 살펴보고,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