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중국도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해외에 내보내는 것을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각국이 자국만의 AI 기술을 확보하려는 흐름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한 달 동안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즈푸AI 같은 중국 대표 AI 기업들과 해외 모델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출시될 폐쇄형과 개방형 모델 모두 제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술 유출을 국가 안보법 위반으로 규정하는 방안과 중국 AI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곳을 자국 기관과 기업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최근 열린 법률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기본 개방 모델은 간단히 신고, 고도화된 기술은 보안 심사, 최첨단 모델은 공개 출시 금지 또는 해외 사용 제한 등 3단계로 나누는 규제 방식이 논의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 정부가 첨단 AI 모델 수출을 통제하는 것에 맞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특히 최근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출시한 미토스 같은 첨단 모델이 자국 사이버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80%가 중국 AI를 사용한다
중국 정부의 조치가 실제 실행되면 전 세계 기업의 AI 비용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저렴한 중국 모델에 의존해온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부터 대체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글로벌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서 중국 5개사(딥시크, 알리바바, 즈푸AI, 미니맥스, 샤오미)의 AI 모델 점유율은 2024년 말 0%에서 올해 5월 61%로 급증했다.
중국 AI 모델의 강점은 뒤처지지 않는 성능과 저렴한 가격이다.
딥시크 V4프로를 앱에 연결하는 비용은 미국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4.8 대비 최대 2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AI 기업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연구 인력을 총동원해 AI 모델을 구축하면, 중국 기업은 이를 모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크게 낮췄다.
중국 정부는 자국산 AI 칩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 전기요금을 지원해 중국 AI 모델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모델 정보를 공개해 누구나 쉽게 개량해 쓸 수 있다는 점도 중국 AI 모델이 선호되는 이유다.
미국 쇼핑 플랫폼 쇼피파이는 최근 자사 서비스에 연결된 AI 모델을 오픈AI GPT-5에서 알리바바 큐웬3.5로 바꿨는데, 비용을 75분의 1로 줄이면서도 쇼핑 플랫폼에 맞춰 자체 AI 모델을 설계했다.
숙박 공유 기업 에어비앤비(큐웬 사용)와 AI 코딩 도구 개발사 커서(문샷 키미2.5 사용)도 중국산 AI를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었다.
각국의 독자 AI 개발 움직임
중국 정부가 자국 AI 모델을 통제하면서 미국 기업이 받을 영향을 외교적으로 활용하려는 시선도 있다.
미국은 지난달 12일 안보상의 이유로 앤트로픽의 첨단 AI 모델 미토스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제한한 바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첨단 GPU에서 첨단 AI 모델로 확대된 것이다.
미국에 이어 중국 정부도 AI 모델을 통제하면서 각국이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한국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국가 정책으로 밀어붙이며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AI 모델 개발사 미스트랄을 통해 오픈소스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의 오픈웨이트 모델인 젬마를 사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도 자체 서버에서 운영이 가능한 ‘키이우스타’를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