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인 포스코기술투자가 소속 심사역의 일탈 행위를 인지하고도 사실상 묵인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또 펀드 출자자(LP)로 참여한 공공기관에는 정확한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 해당 인력의 자진 퇴사로 운용인력을 교체했다고 축소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과거 포스코기술투자 심사역으로 재직한 A씨는 본인이 투자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부당이익을 챙겨온 혐의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모종의 방법으로 벤처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뒤, 포스코기술투자 등 재무적투자자(FI)의 후속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를 부풀리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후 보유한 구주를 매각해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A씨가 차명 컨설팅 계약을 요구한 정황도 다수 파악된다.
투자금이 필요한 벤처기업에 접촉해 투자 유치를 대가로 부당한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30억원을 투자해줄 테니, 투자금액의 몇 퍼센트(%)를 컨설팅 계약 수수료로 달라는 식이다. 범행에 사용되거나 미수에 그친 펀드는 다양하다.
포스코그룹의 전략펀드인 ‘P펀드’를 비롯해 A씨가 운용인력으로 참여한 펀드들이 다수 동원됐다.
이 가운데는 국내 공공기관들이 주요 LP로 참여해 공적자금 성격을 띠는 펀드도 포함됐다. 약정총액의 절반 이상을 공공기관이 출자한 펀드다.
문제는 포스코기술투자가 A씨의 일탈 행위를 인지하고도 LP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진 퇴사에 따른 운용인력 교체 사실만 통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용사를 믿고 펀드 운용을 위탁한 LP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포스코기술투자는 “2024년 L씨의 비위 시도 관련 제보가 접수돼 내부 조사를 진행했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A씨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선 “자진 퇴사로 인사위원회 절차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LP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냐는 질문에는 “관련 규정 및 가이드라인에 따라 필요 조치를 취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LP의 입장은 달랐다. 해당 펀드 주축출자자(앵커LP)로 참여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배임 시도에 관한 사실을 보고받거나 인지한 바 없다”며 “2024년 6월 포스코기술투자의 임시조합원총회 소집 당시 해당 인력이 개인 사정으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공문만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포스코기술투자 퇴사 직후 대기업 계열 벤처투자회사 임원으로 이직했다. 그곳에서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정책기관 출자사업에 지원하는 등 활동을 이어갔다. 포스코기술투자가 L씨의 비위 행위를 묵인하고, 별도의 징계 조치 없이 자진 퇴사에 동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포스코기술투자는 이밖에 조직 내 성비위 문제로도 한동안 홍역을 치렀다. 운용사의 중추적 역할을 맡은 임원과 이성 직원 간의 문제가 발단이 됐다. 외부 조사 결과에선 ‘무혐의’ 처분이 나왔지만, 해당 임원은 성비위 사유로 내부 경고 조치를 받는 등 업무 활동에 제약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이번엔 해당 임원의 건강상 사유로 업무 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황으로 알려졌다. 단순 ‘업무 활동 제약’에서 ‘업무 공백’까지 피해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기술투자 관계자는 “성비위 문제와 관련해선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한 후 필요 조치를 취했다”며 “해당 임원의 업무 공백은 펀드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소통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