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수장을 뽑는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지난달 27일 후보 추천 위원회가 첫 모임을 갖고 최종 면접 대상자 3명을 선정하면서 누가 차기 리더가 될지 윤곽이 드러났다.
최종 후보는 전직 캐피탈사 대표, 대형 금융그룹 부회장 출신, 그리고 인공지능 전략 전문가 등 세 사람으로 압축됐다. 과거와 달리 정부 관료 출신이 빠지고 실무 경험자와 기술 전문가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여전히 시장의 관심은 “누가 밀어주느냐”는 뒷이야기나 출신 배경 논란에 쏠려 있다. 하지만 지금 신용금융 업계가 겪고 있는 심각한 위기를 생각하면, 이런 논쟁은 본질에서 벗어난 소음에 불과하다.
카드업계의 고민
카드업계는 오랫동안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주력 사업인 결제 부문의 수익이 바닥을 치고 있다. 올해 안에 마무리해야 할 비용 체계 재정비는 물론, 빅테크 기업들이 규제 틈새를 이용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디지털 경쟁력 확보는 생존과 직결된 과제다.
이런 문제는 대형 카드사 대표를 지내며 해외 사업 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이끈 한 후보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 다만 카드 중심의 이력이 강한 만큼, 캐피탈 업계와의 균형 있는 조율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
캐피탈업계의 위기
캐피탈업계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예금을 받을 수 없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금리가 높아지면 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의 잠재 부실 위험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완성차 계열 금융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신차 시장에서 독립 캐피탈사들의 생존 전략 마련도 급하다.
이는 금융그룹 재무 책임자와 캐피탈 대표를 거치며 자금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고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한 또 다른 후보의 강점과 연결된다. 하지만 카드 수수료 체계 같은 카드업계 현안에 대한 직접 경험 부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기술 혁신과 정책 대응
금융권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인공지능 도입과 기술 전환, 그리고 빅테크 대응을 위한 규제 개선은 국회 정책 수석과 대선 캠프 기술정책 자문을 지낸 세 번째 후보의 전문성과 맞물린다. 정책 네트워크와 디지털 전환 역량은 강점이지만, 시장 조달 구조나 현장 영업 환경에 대한 실무 경험 공백을 메울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업계별 위기 수준이 최고조에 달한 지금, 세 후보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과거의 인맥이나 소속 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방식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차기 리더는 구체적인 해결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다음 달 초 2차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 1명이 결정되고, 중순에 최종 선출 절차가 진행된다. 이번 선거의 진짜 의미는 민간 협회의 자율성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 위기에 처한 산업의 생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외부 압력 논란과 출신 배경 따지기는 시간만 낭비하게 만든다. 소모적인 권력 라인 찾기에서 벗어나, 쌓여 있는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과 미래 방향을 제시할 능력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이번 선거가 과거처럼 끝난다면, 산업의 미래도 과거에 머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