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자에게 월 220만 원 제안하며 재취업을 요청한 중국, 이 화제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가

 

최근 중국에서는 정년을 맞은 전문직 인력을 다시 고용하는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병원·정부기관들이 은퇴한 교수, 의사, 기술자를 다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19일 현지 기준 홍콩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각지의 공공기관에서 이른바 ‘백발 인재’를 대상으로 한 재채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쓰촨성의 어느 대학에서 전기공학 교수로 일했던 루씨(62)는 정년 퇴직 직후인 오는 9월부터 같은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학교 측이 완료하지 못한 연구 과제를 계속 맡아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인데요.

그는 “경험이 풍부한 교수 중 한 명이라 학교에서 계속 함께해 달라고 했다”고 재고용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급여는 퇴직 전보다 줄어 월 1만위안(약 220만 원) 수준이지만, 이미 연금을 수령하고 있어 사회보험 부담이 없어 대학 입장에서도 인건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루씨 본인은 “이제 돈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지났다“며 “집에서 쉬기보다 연구를 계속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 60세 이상 3억 명 돌파…정년 연장과 재고용 동시에 추진

 

중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주요국 가운데서도 빠른 편입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60세 이상 인구는 3억 23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3%를 차지했습니다.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고령층 비중은 계속 늘어나면서 노동력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남성 법정 정년을 기존 60세에서 63세로, 여성 사무직 근로자는 55세에서 58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여기에 정년퇴직자를 재채용하는 방식까지 병행해 숙련 인력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윈난성 교통국은 최근 퇴직한 기술자 42명을 프로젝트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젊은 직원들의 업무를 보조하도록 했습니다. 푸젠성 취안저우시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고 안후이성·헤이룽장성·산둥성·쓰촨성 등 여러 지역 대학들도 은퇴 교수 재채용 공고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의료계도 예외는 아닌데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한 공립병원은 최근 은퇴한 의사 5명을 재채용한다고 발표하며 의료 인력 확보에 나섰습니다.

광둥개혁학회 펑펑 회장은 “중국은 이미 본격적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건강한 은퇴 인력이 대규모로 존재한다”며 “이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숙련 인력은 필요하지만…청년 일자리와 충돌 우려도

 

다만 전문가들은 고령 인력 활용 확대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노동력 감소를 보완하는 효과가 있지만, 당장 높은 청년 실업률을 고려하면 일자리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매년 수백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만 경기 둔화와 기업 채용 축소로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일부 직무가 대체되면서 취업 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펑 회장은 “고령화 대응을 위해 은퇴자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청년층의 취업난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정년 연장과 재고용 정책은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점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고령화와 청년 실실이라는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 해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책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