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챔피언스시티, 반도체 호재 품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광주천 방향으로 15분가량 걸어 광천1교를 건너자 거대한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공사장 가림막에는 ‘더현대 광주 복합쇼핑몰이 온다’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과거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였던 이곳은 광주특별시 첫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인 ‘올 뉴 챔피언스시티(챔피언스시티)’가 들어서는 현장이다.
약 29만8000㎡ 부지에 4315가구 규모의 주거단지와 백화점, 호텔,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영그룹과 우미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2020년 7월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광주공장 부지를 매입한 이후 추진해 온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사업이 6년 만에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챔피언스시티는 주거·상업·업무·문화 기능을 결합한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오는 9월에는 총 3216가구 규모의 ‘챔피언스시티 1차’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더현대 서울’의 약 1.5배 규모로 계획된 ‘더현대 광주’가 2029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특급호텔과 업무시설, 문화공원도 순차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약 29만8000㎡ 규모의 대규모 부지가 구도심과 신도심의 경계에 자리한 핵심 입지인 만큼 개발 방향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교통·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공공기여 규모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가 장기간 이어졌고, 토지 매입 4년 만인 2024년 7월 사업이행협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5월 우미건설이 자체 시공을 결정하면서 1차 분양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한동안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로 대규모 분양 흥행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정부가 이달 6일 광주 군공항 부지에 총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에도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북구 임동 챔피언스시티 현장 맞은편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분양 일정이 미뤄진 이후 문의가 크게 줄었지만 이달 초 분양 계획이 확정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현장 맞은편 대로변 상업용 토지는 원래 3.3㎡당 1800만 원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호가가 3.3㎡당 2000만 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주변 아파트시장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챔피언스시티와 인접한 ‘한국아델리움’과 ‘중흥S-클래스센텀파크’ 일대 중개업소들은 광주 전체적으로는 공급 증가 영향으로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북구와 서구 일대는 개발 기대감 덕분에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935년 설립된 방직공장은 2019년 일신방직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84년 역사를 마감했다.
중흥S-클래스센텀파크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광주 전반은 약세지만 챔피언스시티 주변은 개발 호재 덕분에 가격 방어가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현대백화점 입점이 현실화되면 2029년 개장 이후 주변 가치도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부터 광주특별시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챔피언스시티 등 대형 개발사업이 침체된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챔피언스시티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반도체 팹 조성 계획이 발표되면서 토지주와 건물주들의 기대감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실사용 목적의 거래는 가능해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양산업이 된 섬유·방직공장 부지에 아파트와 백화점, 호텔이 들어서고 군공항 부지에는 첨단산업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된다는 점에서 상전벽해라는 표현이 실감난다”며 “결국 기업과 일자리가 늘어나야 주택시장과 지역경제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지 경쟁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챔피언스시티에서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에 광주 군공항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가 위치해 직주근접 주거지 역할이 기대된다. 북쪽으로는 차량 약 7분 거리에 전남대학교 광주캠퍼스가 있고, 남쪽으로는 광주의 대표 학군지이자 고급 주거지인 봉선동과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에 있어 교육 여건도 갖췄다는 평가다.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PFV 관계자는 “광주특별시 출범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투자가 맞물리면서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도심 핵심 입지에 걸맞은 복합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