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中 바이오 산업 부상과 함께 핵심 협력 파트너로 부상

중국 바이오 산업, 세계 시장 핵심 축으로 빠르게 성장 중

한·미 전략 경쟁 구도 속에서도 중국 바이오 업계의 성장세가 거세지면서, 한국의 의료기관과 바이오기업들은 중국을 단순한 판매 시장을 넘어 신약 개발과 임상 연구를 함께 수행하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과거 복제약 위주의 생산 기지로 알려졌던 중국은 지금 세계적 수준의 혁신 신약 개발과 대규모 임상 시험, 첨단 연구개발 역량을 갖춰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임상 시험 규모 5천 건 돌파, 신약 비중 절반 이상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산하 의약품평가센터는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등록된 의약품 임상 시험이 총 5,215건에 달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커진 수치다. 특히 신약 임상 시험은 2,997건으로 전체의 과반을 차지했고 전년 대비 18% 상승했다. 항암제가 임상 시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혁신 신약 가운데 약 37.5%가 항암제 개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비용과 빠른 환자 모집,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 집중
중국 임상 시험은 미국 대비 비용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대규모 환자 모집도 비교적 빠르게 이뤄질 수 있어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임상 인프라의 강점은 중국이 단순 제조 거점을 넘어 글로벌 신약 개발 허브로 변모하는 데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한다.

중국 항암제, 한국 시장 본격 진입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국 헨리우스 바이오텍이 자체 개발한 PD-1 면역 항암제 ‘서플루리맙’을 진행성 소세포 폐암 치료제로 승인했다. 그동안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은 미국 MSD의 ‘키트루다’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의 ‘옵디보’, ‘여보이’ 등이 주도해 왔으나, 중국 기업이 개발한 면역 항암제가 잇따라 허가를 받으면서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점차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립암센터, 중국 저장성 암병원과 공동 연구 확대
국내 의료계도 중국과의 협력을 적극 넓혀가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최근 중국 저장성 암병원과 공동 학술 포럼을 열고 기존 위암, 유방암, 입자 치료, 병리 분야에 대장암까지 공동 연구 영역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위암 수술 임상 연구, 한·중 유방암 치료 방식 비교, 입자 치료 핵심 기술인 선형에너지전달(LET) 연구, 디지털 병리와 인공지능 기반 연구 등 다양한 항목에서 협력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공동 연구와 임상 협력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변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중국 ADC·CGT 협력 모색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중국을 새로운 혁신 생태계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중국 현지 연구 법인을 중심으로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이 빠르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ADC는 한국과 중국 모두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환자 데이터와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수준의 연구 성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다수의 중국 바이오텍이 글로벌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지를 넓히고, 국내 기업들도 중국의 임상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활용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쟁 속 협력’, 한·중 바이오 새로운 구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경쟁 속 협력’이라는 새로운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첨단 바이오 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임상 데이터, 연구 인프라, 환자군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신약 개발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한때 중국을 단순한 생산 거점으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신약을 함께 개발하는 혁신 파트너로 인식이 완전히 전환되고 있다”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과 기술 경쟁을 동시에 추진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