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증권으로, 이재명 정부서 바뀌는 금융 시장

정권 교체 이후 금융권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금융 그룹 안에서 증권사의 입지가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생산적 금융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은행 위주였던 금융 그룹의 성장 전략도 점차 자본시장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주요 금융 그룹들은 증권 자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중개 수익이 늘어난 것은 물론, 기업금융이나 자산관리, 모험자본 투자 같은 자본시장 관련 사업의 중요성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에서 증권사의 역할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은행이 전통적인 대출 업무를 담당한다면, 증권사는 기업 상장, 회사채 발행, 벤처 투자, 인수 금융 등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공급 전반을 책임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5년간 주요 5개 금융 그룹이 추진할 생산적 금융 규모는 약 380조 원에 달합니다. 정부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활용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기업금융 기능 강화, 코스닥 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하며 증권사의 자금 공급 역할을 넓히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 업무를 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에 대해, 조달한 자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모험자본에 공급하도록 제도를 개선했습니다.

금융 그룹들도 증권사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 우리금융 그룹은 올해 4월 우리투자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 원 규모 출자를 결정했고, 이달 초 납입을 완료했습니다. 내년에도 1조 원 안팎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KB금융 그룹은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올해 2월 KB증권에 7000억 원을 투입해 자기자본을 약 7조 8000억 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초대형 투자은행 사업 확대의 핵심인 종합투자계좌 사업 인가 기준인 자기자본 8조 원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종합투자계좌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 기업금융과 투자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로, 초대형 투자은행 사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힙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금융 그룹 실적 경쟁에서도 증권 자회사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동안 금융 그룹 실적이 은행 중심으로 좌우됐다면, 앞으로는 증권 자회사의 이익 규모와 자본시장 경쟁력이 그룹 전체 실적 변동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금융 그룹 실적에서도 증권 자회사의 존재감은 두드러졌습니다.

• KB금융의 경우 KB증권이 올해 1분기 3478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93.3% 성장했습니다. 그룹 내에서는 은행 다음으로 높은 순이익 기여도를 기록하며 비은행 실적을 이끌었습니다.

• 신한금융도 신한투자증권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107.9% 증가하면서 비은행 자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은행, 자산관리 부문 회복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이익 변동 폭이 커진 데는 증권 자회사 영향이 컸습니다. 우리금융도 뒤늦게 증권사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는 이유 역시 자본시장 경쟁력 확보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은행보다 증권 경쟁력이 금융 그룹 실적을 좌우하는 흐름이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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