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의 캄보디아 자산 매각, 1년째 답보 상태
예금보험공사가 캄보디아에 위치한 ‘캄코시티’ 관련 자산을 처분하기 위해 움직였으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와 한국의 앞글자를 합친 이름의 신도시 건설 계획인 캄코시티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투자했던 부산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의 파산을 유발한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예금보험공사는 2017년 현지에 사무소를 열어 관련 자산을 관리하고 부실 자산을 회수하려 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입니다.
진행 상황과 정부 협의
지난달 예금보험공사 이사회에서 프놈펜사무소장이 사업 진행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예금보험공사는 프놈펜사무소를 연 이후 시장 조사만 계속하다가 지난해 2월에야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법무법인 태평을 법률 자문사로 지정하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매각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해외 자산이기 때문에 국가 간 정세를 고려하여 정부와 함께 협의하고 있다”며 “지난해 자문사를 선정한 후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며, 사업이 오래된 만큼 매수 희망자 확인을 정부와 공동으로 협의하며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캄코시티 프로젝트란?
캄코시티 프로젝트는 프놈펜 근처에 대규모 상업 및 주거 시설을 건설하는 신도시 개발 사업입니다. 사업을 추진했던 월드시티는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만 2,369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하지만 분양 실패 등으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 상환이 불가능해졌고,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부산저축은행 계열 5곳과 토마토저축은행, 프라임저축은행 등이 연쇄적으로 파산했습니다.
당시 이들 저축은행에 예금했다가 예금자 보호 한도인 5,000만 원을 초과하거나 후순위 채권에 투자해 돌려받지 못한 예금자는 약 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회수해야 할 금액과 어려움
대출 원금과 14년간의 지연 이자를 포함하여 예금보험공사가 회수해야 할 금액은 7,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예금보험공사로서는 자산 매각을 통해 최대한 많은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지 여건상 자산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캄코시티가 캄보디아 정부 주도의 사회 기반 시설 사업과 연계되어 있어 국가 간 신뢰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제약이 많습니다.
현지 법인 설립 시 지분의 51% 이상을 현지인이 보유해야 한다는 제약도 걸림돌입니다. 지분을 가진 현지 사업자가 비협조적일 경우 자산 매각 작업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지 경매 등 부동산 공개 매각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잠재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점도 매각 속도를 늦추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말 프린스그룹의 캄보디아 대규모 범죄 조직 적발, 태국과 캄보디아 간 여러 차례 발생한 총격전 등 국제 정세 역시 예금보험공사의 캄코시티 관련 자산 회수 작업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적 자금 회수율 저조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부산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 등에 대한 공적 자금 회수율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3.4%, 31.9%에 그치고 있습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투입한 대규모 공적 자금 회수는 여전히 더딘 진행 상태입니다.
공적 자금 27조 2,000억 원 중 예금보험공사가 회수한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14조 3,000억 원으로, 회수율은 52.6%에 머물렀습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캄보디아 등 해외에 있는 자산의 회수와 관련해 프놈펜사무소와 적극 협력하여 현지 사정에 맞는 매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법률 및 행정 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 정부, 현지 법률 회사 등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