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통 시장에서는 ‘아주 싼 물건’만 잘 팔리는 것이 아니다.
가격이 너무 높지는 않지만, 디자인·품질·취향을 함께 챙긴 중간 가격대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체로 3,000원부터 10,000원 안팎의 제품군이 이런 흐름에 들어간다.
일본에서는 이런 변화가 특히 뚜렷하다. 예전에는 백 엔 균일가 매장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삼백 엔대 매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가격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맞추는 방식보다, 어떤 물건을 만들지부터 고민한 뒤 그에 맞는 가격을 붙이는 흐름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히 “싸서 사는 물건”이 아니라, 눈에 들어오고 집에 두고 싶어지는 물건이 많아졌다.
미국도 비슷하다. 초저가 상품만 내세우는 매장보다, 오 달러 안팎의 부담 없는 가격에 보기 좋고 쓸 만한 제품을 파는 브랜드가 더 주목받고 있다. 즉, 세계 시장에서는 ‘저렴하지만 어느 정도 만족감을 주는 상품’이 하나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 시장이 주는 매력은 분명하다. 초저가 제품보다 품질이 조금 더 낫고, 디자인도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어 작지만 만족감 있는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조명 하나를 사더라도, 예전에는 “이 정도면 쓸 만하다”는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방에 두고 싶다”는 느낌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 중간 가격대 시장이 아직 크게 자라지 못했다. 소비가 매우 싼 제품이나 아주 비싼 제품으로 나뉘는 경향이 강해서다. 그래서 중간 가격대 상품은 한동안 어중간하다는 평가를 받기 쉬웠다. 대형마트가 새로 내놓는 가격 전략도 아직은 중간 가격보다 초저가 경쟁에 더 가까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흐름 속에서도 다이소는 조금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다이소에서는 오천 원대 상품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무용품, 화장품, 건강식품, 의류처럼 여러 분야에서 “가격은 높지 않은데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더 높은 가격대 상품도 고르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내에서도 가성비와 취향을 함께 잡은 상품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초저가 경쟁은 이미 치열해졌고, 매장 수를 계속 늘리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매장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한 매장 안에서 더 다양한 가격대와 상품군을 보여주는 방식이 중요해질 수 있다.
결국 소비자는 무조건 가장 싼 물건만 찾는 것이 아니다.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도 내 취향에 맞고, 써보면 만족스러운 제품을 원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매장 안에 별도 코너를 두거나, 숍인숍 형태로 중간 가격대의 감각적인 상품이 더 자주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