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45세이상 성인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여러 종류의 약을 오래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를 보면 네 명 중 한 명꼴로 다섯 가지 이상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장기 복용은 한 해 동안 아흔 날 이상 또는 네 번 이상 처방을 받은 경우를 뜻한다. 감기처럼 잠깐 앓는 병에 쓰는 약이나 피부 질환 약은 이 집계에서 빠졌다.
이 비율은 몇 년 사이 계속 높아졌다. 나이가 많은 인구가 늘고, 고혈압·당뇨병·심장과 혈관 질환처럼 오래 관리해야 하는 병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였고, 여성 쪽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약 개수가 더 많은 경우도 늘고 있다. 서로 다른 약을 열 가지 이상 먹는 사람의 비율도 해마다 올라, 최근에는 전체의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 환자 수도 크게 늘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을 하나 이상 진단받고, 열 가지가 넘는 약을 두 달 넘게 복용한 사람은 몇 해 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해외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수치는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일흔다섯 살 이상 환자 가운데 여러 약을 함께 처방받는 비율은 평균보다 높았다. 그만큼 약 복용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부작용 위험이다. 약을 여러 개 같이 먹으면 약끼리 서로 영향을 주어 몸에 좋지 않은 반응이 생길 수 있다. 또 먹는 시간과 방법이 복잡해져서 약을 빼먹거나 잘못 먹는 일도 생기기 쉽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여러 약을 함께 먹는 사람일수록, 꼭 필요한 약인지 다시 살피고 체계적으로 점검받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