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2달치만 내놓은 ‘축소 공시’ 논란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처음으로 이용자에게 제공한 재산상 이익 내역을 공개했다. 그런데 여러 거래소가 최근 5년 기준으로 자료를 내놓은 것과 달리, 빗썸만 2개월치만 공개해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 자료를 보면, 한 사람에게 돌아간 혜택 규모는 거래소마다 매우 컸다. 업비트는 약 66억 원, 빗썸은 약 107억 원, 코인원은 약 1163억 원, 코빗은 약 98억 원, 고팍스는 약 39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수수료 할인, 쿠폰, 마케팅 혜택 등이 포함됐다.

다만 기준 기간은 서로 달랐다.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는 202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료를 합산했지만, 빗썸은 올해 2월부터 3월까지만 반영했다. 이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코인원은 5년 동안 한 이용자에게 1163억 원이 넘는 수수료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의 규모가 약 299억 원인 점을 보면, 상위 이용자에게 혜택이 크게 집중된 셈이다.

빗썸도 2개월 동안 한 이용자에게 수수료 쿠폰만으로 약 107억 원의 혜택을 준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단순히 1년 기준으로 계산하면 600억 원이 넘는 수준이어서, 만약 5년 기준으로 공개했다면 특정 이용자에게 돌아간 혜택 규모가 더 크게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해석이 지나치게 좁았다고 보고 있다. 다른 거래소들은 규정을 5년 합산 기준으로 이해했는데, 빗썸만 짧은 기간만 적용해 공개 범위를 줄였다는 것이다.

이번 공시는 닥사의 자율 규정에 따라 처음 시행됐다. 해당 기준은 최근 5개 사업연도를 합산해 10억 원을 넘는 재산상 이익을 특정 이용자나 거래 상대방에게 제공한 경우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빗썸은 관련 기록 보관 의무가 시행된 시점 이후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닥사 측은 첫 공시이다 보니 규정 해석에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고, 앞으로 기준을 더 맞춰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거래소들은 거래량이 많은 이른바 큰손 투자자를 끌어오기 위해 수수료 등급제를 운영한다. 거래 규모가 클수록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주는 방식이다. 빗썸의 경우 최상위 등급을 유지하려면 월 1000억 원 이상 거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이용자 수수료율은 약 0.25% 수준이지만, 할인 쿠폰을 적용하면 0.04%까지 낮아질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최상위 이용자의 2개월 거래 규모가 5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결국 일부 대형 이용자에게 매우 큰 혜택이 몰릴 수 있는 구조라는 뜻이다.

금융당국도 이 문제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수수료 인하 경쟁이 지나치면 과도한 매매를 부추기고, 결국 소비자 부담이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런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제도를 차근차근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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