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벤처투자에 풀 자금의 운용사를 모두 정했다. 이번에 뽑힌 곳은 모두 60곳이며, 이들이 앞으로 만들 펀드 규모는 약 1조7548억 원이다.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하반기 투자 흐름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속도다. 선정된 운용사는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 예전에는 펀드 결성까지 반년 안팎이 걸리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번에는 기간을 짧게 잡아 이르면 7월부터 바로 투자가 시작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분야에서는 경쟁이 매우 치열했고, 신생 벤처투자사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새로 시장에 들어온 운용사들이 중형급 투자사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시 도전에 나선 운용사들을 위한 분야에서도 여러 곳이 선정되며 선택 폭이 넓어졌다.
이번 사업은 자금을 여러 곳에 얇게 나누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에 더 집중하는 방식이 강하다. 특히 차세대 유니콘 육성 분야에 많은 자금이 배정됐고, 인공지능과 딥테크 같은 미래 산업 기업에는 한 곳당 투자 금액을 크게 잡도록 설계됐다. 단순히 많은 기업에 조금씩 넣기보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만한 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벤처업계의 오래된 문제를 줄이기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됐다. 세컨더리 펀드와 인수합병 펀드가 함께 움직이면서, 투자하고 회수한 뒤 다시 투자하는 흐름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넓어질 전망이다. 기존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도 제도적으로 더 활용하기 쉬워져 운용사 입장에서는 투자 전략을 짜기 한결 수월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정 이후 분위기가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 결성이 늦어져 좋은 투자 시기를 놓쳤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자금을 실제 현장에 빨리 투입하려는 흐름이 강하다. 그래서 운용사들도 하반기 초반부터 곧바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투자 대기 자금 확보와 펀드 결성 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