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흩어진 우리 문화유산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은 분명 반갑다. 최근에는 일본의 한 사찰이 조선 왕실과 관련된 건물을 아무 대가 없이 돌려주겠다고 했고, 해외에 사는 교포들도 귀한 유물을 잇달아 내놓았다. 운송비까지 직접 부담하거나 여러 차례 기증에 참여한 사례도 있어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이런 반가운 장면만으로는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다. 해외에는 과거 혼란한 시기와 식민지 시절을 거치며 나라 밖으로 나간 문화유산이 아직도 매우 많다. 공식 조사만 보더라도 여러 나라 곳곳에 수십만 점이 흩어져 있다. 합법적으로 나간 것과 불법적으로 반출된 것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문화유산이 많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 일을 맡은 기관은 따로 있지만, 인력과 예산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인원도 많지 않고, 한 해 예산 역시 크지 않다. 운영비를 빼고 나면 실제 환수 활동에 쓸 수 있는 돈은 더 줄어든다. 이 정도 규모로는 값비싼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찾아오거나 매입하는 데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난 여러 해 동안 이뤄진 환수의 대부분이 기증 방식에 기대고 있다. 실제로 환수 사례의 거의 전부가 기증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고마운 마음과 별개로 제도의 한계를 보여준다. 누군가의 선의가 있어야만 문화유산이 돌아올 수 있다면,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 너무 약해지는 셈이다.
물론 정부가 직접 나서 모든 유물을 사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경매나 거래 과정에서 국가의 개입이 알려지면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고, 협상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더라도 기증만 기다리는 태도는 답이 되기 어렵다. 불법 반출이 확인된 문화유산이라면 더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협상하고, 필요한 예산도 더 넉넉하게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전체 예산 흐름을 봐도 문화유산 환수 의지가 충분히 강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련 예산은 늘었지만 정부 전체 지출 증가 폭과 비교하면 오히려 존재감이 약하다. 추가 예산에서도 문화유산 분야에 돌아간 몫은 크지 않았다. 문화 강국을 말하려면 눈에 보이는 행사만이 아니라, 잃어버린 문화유산을 되찾는 일에도 더 큰 힘을 실어야 한다.
해외에서 우리 문화유산을 돌려준 사람들과 이를 도운 기업들의 뜻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감사와 예우도 필요하다. 다만 거기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이제는 선의에 기대는 수준을 넘어, 국가가 책임 있게 나서서 문화유산 환수 체계를 더 튼튼하게 만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