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소득,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 은퇴 세대의 연금 받는 비율은 늘어났지만,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한 달에 70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평균 53세 이전에 주요 직장을 그만두게 되므로, 노후를 대비하려면 얼마나 모았는지보다 매달 얼마나 꾸준히 돈이 들어오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습니다.
연금 받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금액은 턱없이 부족
한 증권사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66세 이상 어르신 중 가난한 비율은 37.7%에 달했습니다. 국내 전체 가구의 평균 재산은 약 4억 7천만원이지만, 중간값은 2억 4천만원 정도였습니다. 일부 부자들 때문에 평균이 높아 보일 뿐, 실제 대다수 가정의 형편은 그보다 낮다는 의미입니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어르신의 90.9%가 연금을 받고 있지만, 받는 금액은 한 달 평균 69만 5천원에 불과했습니다. 55세에서 79세 사이 사람들 중 절반 정도가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았고, 평균 수령액은 86만원이었습니다. 연금을 받는 사람은 늘었지만, 연금만으로 노후 생활 전체를 감당하기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집은 있어도 생활비는 없다
65세 이상 가구주 가정의 순자산은 평균 4억 7천만원 정도였지만, 그중 8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었습니다. 저축 비중은 14.2%에 그쳤습니다. 집값이 높다고 해서 매달 쓸 돈이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니므로, 살 집과 생활비 마련용 자산을 따로 구분해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은퇴 후에도 일해야 하는 현실
2025년 5월 기준, 55세에서 79세 사이 사람들의 약 61%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었고, 실제 일하고 있는 비율은 59.5%였습니다. 같은 연령대의 69.4%는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고, 평균 73.4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계속 일하려는 이유는 ‘생활비 보태려고’가 54.4%로 가장 많았습니다.
문제는 주요 직장을 생각보다 훨씬 일찍 그만두게 된다는 점입니다. 가장 오래 다닌 직장을 이미 그만둔 사람이 약 70%였고, 그만둘 당시 평균 나이는 52.9세였습니다. 정년까지 일할 거라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면, 실제로는 소득이 끊기는 위험이 크다는 뜻입니다.
재취업도 은퇴 후 갑자기 준비하긴 어렵습니다. 지난 1년간 일한 사람 중 71%는 최근 일자리가 예전 주요 직장과 관련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노후 일자리는 완전히 새로 시작하기보다, 기존 경력과 인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직업 교육이나 훈련을 받은 경험은 13.7%에 그쳐, 실제 준비는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은퇴 준비, 이제는 관점을 바꿔야
연구소는 은퇴 준비의 핵심을 ‘얼마를 모았는가’에서 ‘소득이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이어지는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기본 소득을 받쳐주고, 금융자산은 급한 지출과 소득 공백기를 메우며, 일해서 버는 소득은 길어진 노후 시간을 보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연구소 책임자는 “은퇴 준비는 얼마를 모았는지만 따져서는 충분하지 않고, 소득이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함께 설계해야 하는 문제”라며 “연금과 금융자산, 일해서 버는 소득이 연결되는 돈의 흐름 구조를 점검하고, 은퇴 후 일자리도 은퇴 전부터 경력과 건강, 인맥을 바탕으로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