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인공지능(AI) 기술 업체 스트라드비젼의 코스닥 상장 공모에서 미달 발행이 발생하면서 대표 주관 증권사인 KB증권이 떠안아야 할 물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는 의무 보유 약속 비율이라는 규제를 맞추기 위한 인수 물량이 더해졌기 때문이며, 당분간 수십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묶여 있게 될 전망입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24일 진행된 공모 청약에서, 기관 투자자 한 곳이 미리 약속한 6만 3천여 주의 대금을 실제로 치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해당 물량은 모두 KB증권이 대신 사들인 상태입니다. 확정된 발행 가격이 주당 1만 2천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미달 발행 규모만으로도 약 76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 됩니다.
수요 예측 단계에서 이미 충분한 관심을 확인했음에도 청약 대금이 들어오지 않는 사례는 흔한 일이 아닙니다. 이번 회사 공모 물량은 기관에 525만 주, 일반 투자자에게는 175만 주가 배정되었고,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약 381 대 1, 일반 청약 경쟁률은 46 대 1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년간 같은 종류의 미달 발행 사례로는, 한 기관이 로봇 업체 공모주 1천여 주(8백만 원 안팎)를 결제하지 않아 대신증권과 iM증권이 떠안았던 정도가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주관사 부담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의무 보유 약속 비율입니다. 기관에 배정된 물량 가운데 상장 후 최소 15일간 매도하지 않기로 한 주식은 전체의 33%에 그쳤습니다. 이는 정부 규제 기준인 40%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KB증권은 이에 더해 공모 물량의 1%(7만 주)를 추가로 인수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합니다.
의무 인수분 8만 3천여 주까지 합치면 KB증권이 일정 기간 들고 있어야 할 주식은 21만 6천여 주, 금액으로는 약 2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추가로 우려되는 부분은 상장 직후 주가 흐름입니다. 수요예측 단계에서 참여 기관의 35%가 최저가 구간 이하에 베팅했고, 일반 청약 경쟁률도 올해의 신규 상장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신규 상장 첫날 일반 투자자가 매매할 수 있는 유통 물량은 보통 전체의 30% 정도인데, 이 회사는 48.97%에 이르러 매도 압력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거기에 코스닥 시장 전체가 약세를 보이며 증권사들의 평가 손실이 누적되는 흐름이 겹쳤고, 이로 인해 주관사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증권사가 공모 관련 인수 물량으로 인한 손실을 동시에 안고 있는 상황이며, 코스닥 시장에 상승 모멘텀을 되살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조속히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