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국 주도 의제 조정에 선제 대응… G20 두 번째 회기 본격 시작


정부는 2028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을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이 새롭게 바꾸려는 국제 금융 의제를 먼저 살피고 대응 방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주요 이십개국 회의는 모든 회원국이 한 차례씩 의장국을 맡은 뒤 다시 순번이 돌아가는 두 번째 운영 주기에 들어간다.
이번 변화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은 올해 12월 새 주기의 첫 의장국이 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논의 방식과 운영 틀을 크게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핵심 방향은 성장 확대, 규제 정비, 에너지 활용 강화로 요약된다.
추상적인 협력 구호보다 각 나라 경제에 실제 도움이 되는 문제를 다루겠다는 뜻이 강하게 담겼다.
정부 경제 부처에 따르면 미국은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뒷받침하던 여러 실무 작업반을 없애고, 회의 구조도 더 단순하게 바꾸려 한다. 이 과정에서 기후, 젠더, 다자개발은행 개혁, 빈곤 같은 기존 주제의 비중은 줄어들거나 논의가 멈출 가능성이 커졌다.
대신 세계 성장 격차, 국가 부채 문제, 디지털 자산 제도 정비 같은 과제가 앞쪽에 놓이게 됐다.

우리 정부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 국제 금융 질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국책연구기관과 함께 주요 의제를 깊이 있게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는 나라별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하고, 금융안정위원회 권고를 국내 제도에 반영할 때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정리할 방침이다.
미국식 스테이블코인 법과 제도가 세계 금융시장에 어떤 파장을 줄지도 함께 점검한다.

금융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도 이어진다.
정부는 인공지능 같은 새 기술이 금융 현장에 더 잘 쓰일 수 있도록 규제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살피고, 이천팔년 금융위기 이후 만들어진 위기 대응 체계도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다. 또한 바젤 삼 도입 현황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고, 금융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잘 활용한 사례를 찾아 정책에 반영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차단 분야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정부는 국제기준을 만드는 금융활동특별기구 논의 흐름을 분석해 국내 제도와 어긋나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보완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저소득국 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별도 대응 논리를 준비한다.
미국은 빚 조정 속도를 높이고 적용 대상을 넓히려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이에 맞춰 중국 등 주요 채권국의 개발도상국 대출 현황과 취약성을 살필 예정이다. 동시에 부채 관련 정보 공개를 더 투명하게 만드는 방안도 검토해,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응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잠재 위험도 함께 관리하겠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이렇게 서둘러 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이 새 주기에서 세 번째 의장국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른 의장국들의 성과와 한계를 미리 분석하고, 한국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새 의제를 일찍 발굴해 국제 무대에서 규칙을 만드는 나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십일월 이재명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이십개국 정상회의 현장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