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다이글로벌, 내년 증권시장 입성을 노리다…’중복상장 금지’ 규제 사이에서 엇갈린 셈법

구다이글로벌, 코스피 상장 도전…자회사 투자자들 출구 막히다

국내 화장품 회사 구다이글로벌이 10조 원이라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내년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꾸준히 성장해 왔으며, 현재 스킨1004, 라운드랩, 스킨푸드, 티르티르, 라카코스메틱 등 다수 브랜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문제는 정부 발표 기준에 따라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는 것이 금지된다는 점이다. 구다이글로벌 본사가 상장되면 각 자회사들이 개별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길이 사실상 막혀버린다.

상장 추진 현황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올해 하반기 안에 증권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내년 상장을 최종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고, NH투자증권과 씨티증권, 모건스탠리가 공동 주관사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인수 과정의 투자자 구조

구다이글로벌은 자회사를 인수할 때마다 일반적인 회사뿐 아니라 투자 목적 법인을 함께 설립해 외부 투자자들과 지분을 나눠 보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크레이버에는 더터닝포인트와 미래에쿼티파트너스, 서린컴퍼니에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이 참여해 자회사의 개별 상장이나 지분 매각 시 투자금을 되찾으려는 계획을 갖고 투자에 뛰어들었다.

특히 크레이버의 경우 일본 현지 법인으로 조직을 재편하는 작업을 마친 뒤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다만 상장 시점은 구다이글로벌 본사 상장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상장의 한계

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회사가 해외 거래소에 상장할 경우에도 모회사 이사회가 일정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는 모회사 가치 하락을 부르는 상장 효과를 막기 위한 조치로, 해외 상장이라고 해도 이런 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자회사의 해외 상장 계획이 본사 상장 심사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결책으로 거론되는 방안들

향후 구다이글로벌은 자회사업역 분리 필요성과 글로벌 시장 공략 필요성을 내세워 규제 당국을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을 추진하는 것처럼, 자회사의 사업 영역 확장 및 해외 시장 안착을 위한 상장은 단순히 회사를 쪼개 상장하는 것과는 다르며, 모회사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구다이글로벌이 자회사 지분을 직접 사들여 흡수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회사 자금 상황은 매우 양호해, 약 2천675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일부 자회사 지분 전부를 사들여도 충분한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또는 자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구다이글로벌 본사 지분을 맞교환해 지배 구조를 단순하게 만드는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떠올랐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예비 심사 신청을 앞두고 규제 당국과의 중복상장 관련 논의와 자회사 투자자들과의 협상 결과가 곧 가시화될 것”이라며 “현재 자회사 해외 상장 계획도 해당 논의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