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역대급 초호황속에서도 팬데믹 후 최저 고용률 기록

반도체 산업의 호조로 우리나라 경제가 절반세기 만에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 시장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 상황은 코로나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앙은행과 공공데이터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첫 3개월 동안 명목 국내총생산은 이전 분기 대비 10.5% 상승했습니다. 이는 1976년 첫 분기 이후 약 50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같은 기간 실질 경제성장률도 1.8%를 기록하며 2020년 이후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가 경제 성장을 이끌면서, 올해 성장률이 3%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지표 역시 크게 개선됐습니다. 첫 분기 명목 국민총소득은 전 분기보다 11.0% 늘어 50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였고,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9.2%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일자리입니다. 경제 지표는 빠르게 좋아지고 있지만, 고용 시장은 오히려 활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4만 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입니다. 취업자 증가 폭은 3월까지 20만 명대를 유지했으나, 4월 7만 명대로 줄어든 뒤 5월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됐습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취업자는 월평균 약 11만 6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평균 18만 명 이상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고용 증가세가 뚜렷하게 약화된 것입니다.

전반적인 고용 지표도 부진했습니다. 지난달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고, 고용률은 4월 0.2%포인트, 5월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5월 고용률 하락 폭은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2월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제조업 고용 부진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5월 제조업 취업자는 14만 명 감소했습니다. 반도체가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반도체 업종 취업자는 전체 제조업 취업자의 4%에 불과해 성장 효과가 일자리 시장 전체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 한파가 심각합니다.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고 수시 채용을 확대하면서 20대 취업자는 43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지난달 15세에서 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43.8%로, 1년 전보다 2.4%포인트 급락했습니다. 하락 폭은 2021년 1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컸으며, 5월 기준 청년 고용률은 코로나 시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청년 고용률은 2022년 47.8%까지 올랐지만 이후 2023년 47.6%, 2024년 46.9%, 2025년 46.2%로 계속 하락했고, 올해는 하락 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정부도 청년 고용 악화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경제 관련 주무부처 책임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물가와 공급망 부담, 환율 및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5월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되는 등 고용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청년 고용 상황 개선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물가와 고용에 각별한 경각심을 유지하면서 중동 전쟁 영향을 최소화하고 민생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