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증시가 극심한 등락을 반복하면서 주식 시장에서 돈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런 흐름과 함께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값도 계속 오르면서, 가정에서 은행에 빌린 돈이 다시 늘어나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시중 큰 은행 다섯 곳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가정에 빌려준 돈의 총액이 약 3조 8천억 원만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달보다 증가 폭은 조금 둔화되었지만, 한 달 사이 4조 원 가까운 돈이 새로 빌려 나간 셈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집을 살 때 맡고 가는 돈, 즉 주택 관련 대출입니다. 큰 은행 다섯 곳의 주담대, 집단대출, 전세대출을 모두 합치면 주택 관련 돈은 한 달 사이에 2조 2천억 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로는 집값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실시한 설문에서도 사람들의 집값 전망이 점점 밝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의 비중이 네 달째 올라가고 있어서, 집을 사려는 마음이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도 한 달 사이에 1조 3천억 원 이상 늘어났습니다. 주식이 빠진 날일수록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크게 늘어났는데, 이는 주가가 떨어질 때 추가로 물량을 사들이거나 증거금을 보태기 위해 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일부 은행들은 정부에서 정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지키지 못하고 초과 상태가 이어졌으며, 모 은행의 경우 초과분이 수천억 원에 달한다는 파악이 되었습니다.
한편 시중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 이른바 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은 한 달 사이에 무려 52조 원이 넘게 빠져나갔습니다. 이는 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할 수 있는 통장의 돈이 주식 시장이나 다른 곳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됩니다.
반면 정기예금은 같은 기간에 24조 원 넘게 늘어났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가격이 오르내리는 시장에서 불안한 마음을 가진 고객들이 안전한 예금으로 자금을 옮기는 분위기가 확산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조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시중 큰 은행들은 정기예금이자율을 0.2%에서 0.3% 정도 올렸으며, 인터넷전문은행도 정기예금 이자율을 동반 인상하면서 일부 상품에서는 최대 5%까지의 금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향후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자금의 이동 경로가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함께 오르는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