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금 털어 넣고 소금을 후루룩 넘기던 그 데킬라, 지금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멕시코에서 온 프리미엄 데킬라 브랜드가 서울 한복판에서 화려한 잔치를 벌였다.
강남 한 정통 빌딩 지하 1층에 마련된 공간. 브랜드 측은 이번 자리에 “데킬라는 클럽에서 마시는 술이 아니라, 잔에 따라 음미하는 고급 술”이라는 메시지를 집어넣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잔은 평범한 샷잔이 아니었다.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터울 모양의 잔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향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가두는 구조다.
▎ 첫 잔, 하이볼 하나로 분위기를 잡았다
환영주는 레포사도를 베이스로 한 하이볼. 라임을 따르는 대신 오렌지 한 조각이 함께 나왔다. 브랜드 측은 “우리 술은 둥글고 단 맛이 살아 있어서 과일 향과 만나면 더 좋은 밸런스를 만든다”며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마시는 방식부터 다시 제안한다
한국에서 데킬라는 아직 식탁의 손님이라는 위치를 얻지 못했다. 위스키나 와인처럼 자연스럽게 고르는 술이 아니라는 얘기다. 브랜드 측은 “수치보다 알아주는 마음을 먼저 키우는 게 급하다“고 입장 밝혔다.
매달 셰프와 함께 진행하는 테이스팅 디너, 고급 레스토랑 중심의 페어링 행사. 술과 접시 사이의 만남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추천 조합은 다음과 같이 소개됐다.
- 플라타 – 레몬 향 양념을 곁들인 흰살 생선
- 골드 – 해산물, 가벼운 생선 요리
- 아네호 – 육즙이 풍부한 붉은 고기
- 한우, 삼겹살과의 페어링도 “의외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제조 과정에서 값어치가 다르다
원료는 멕시코 할리스코 지방에서 자란 블루 웨버 아가베뿐이다. 아가베의 심부인 피냐를 전통 석재 오븐에서 72시간 천천히 굽는 방식을 택한다. 익은 단맛과 향이 천천히 올라오는 구조다.
증류가 끝난 뒤엔 한 가지를 더 거른다. “퓨어 하트”라 불리는 중간 단계의 약 35퍼센트만 골라낸다. 나머지는 버린다.
▎ 가격도 높은 줄에 선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격대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 플라타 – 20만 원대 후반
- 레포사도 – 30만 원대 후반
- 골드 – 70만 원 안팎
- 아네호 – 150만 원대
- 최상위 울트라 – 55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된 바 있다.
브랜드 측은 “프리미엄 데킬라 중에서도 높은 편”이라며 “중요한 자리용, 선물용 수요가 가장 두텁다“고 분석했다.
▎ 병 하나로도 술의 격을 보여준다
레포사도 병은 흰 세라믹 바탕에 푸른 문양을 새긴 디자인이다. 브랜드 전체 매출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주력 모델이기도 하다.
몸체부터 뚜껑까지 모두 손으로 빚는다. 한 병을 완성하는 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12일까지 손이 머문다. 행사장에서는 빈 병을 스탠드나 화병, 오일 디스펜서 등으로 활용하는 장면도 함께 소개됐다. 술이 비고 난 뒤에도 병 자체가 오브제로 남는 셈이다.
▎ 메즈칼, 새로운 선택지로 내건다
메즈칼도 함께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데킬라가 블루 웨버 아가베 한 종류만으로 빚어지는 술이라면, 메즈칼은 여러 품종의 아가베를 살릴 수 있다. 전통 제법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연기와 그을린 듯한 향이 특징이다.
브랜드 측은 “흔한 맛이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분들에게 메즈칼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목표는 숫자가 아니라 인식의 변화
한국 시장은 아직 작은 편이다. 한정판의 경우 글로벌 물량 배분 과정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양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당장의 판매량을 키우기보다 “한국 소비자 머릿속에 박힌 데킬라의 이미지부터 바꾸겠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위스키 한쪽으로 쏠리던 고급 주류 흐름이 럼, 진, 데킬라, 메즈칼로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브랜드 측은 “페어링과 함께 한 번 맛보면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최종 목표로 “데킬라 하면 곧장 우리 브랜드가 떠오르게 만드는 것”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