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까지 스쿠터로 10분만에 ‘쌩’…대만 반도체 생태계

 

대형 스쿠터 문화와 만난 반도체 집적단지

전동 킥보드가 대중화된 지역의 과학산업단지는 900여 개 기업과 17만여 명의 인력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주말에도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스쿠터를 타고 바쁘게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 출입증을 목에 걸고 가방을 멘 간소한 차림으로, 배달 라이더를 제외하면 대부분 현지 반도체 엔지니어들이었습니다. 주요 생산시설 주변을 걷다 보면 휴일에도 블록마다 10대 가량의 스쿠터가 지나다니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압도적인 밀집도가 경쟁력의 핵심

15제곱킬로미터(약 454만 평) 규모의 비교적 좁은 공간에 파운드리, 팹리스, 패키징 테스트, 소재 부품 장비 업체는 물론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까지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높은 밀집도는 엔지니어들 간의 물리적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 중견 중소기업 중심의 협업 구조를 뒷받침합니다.

30년간 지역 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과학기술 정책을 이끌었던 한 전문가는 “이곳에서는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도 반나절이면 핵심 파트너를 찾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며, “반도체 강국을 만든 것은 대기업이 아니라 이런 생태계 자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주요 기업 본사에서 생산시설까지, 그리고 주요 대학까지 걸어보니 각각 3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걷는 동안에도 수많은 업체 건물과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현지 엔지니어들은 스쿠터를 활용해 이동 시간을 10분대로 더욱 단축시킵니다.

남쪽으로는 생산시설 확장, 북쪽으로는 생활 인프라

산업단지 남단에는 대규모 첨단 패키징 생산시설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건설 현장에는 아직 전선이 연결되지 않은 거대한 송전탑과 크레인이 우뚝 서 있었고, 포장되지 않은 도로에는 건설자재를 실은 화물차가 끊임없이 오가며 흙먼지를 날렸습니다.

산업단지에서 북쪽으로 차로 10~20분 정도 올라가면 상업지구를 중심으로 20층이 넘는 주상복합 건물이 즐비합니다. 거리는 나들이와 쇼핑을 나온 젊은 가족들로 북적였고, 교통 요지마다 편의점이 자리 잡아 국내의 신도시를 연상시켰습니다.

40년 넘게 이어진 전략의 성과

1980년부터 40년 넘게 추진된 이 지역의 과학산업단지 전략은 현재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설계, 생산, 후공정 등 반도체 3대 공정에서 모두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메모리를 제외한 공급망 주도권에서 국내를 앞서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도 국내 전망치 2.6%를 크게 앞서는 9.6%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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