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장벽 낮춘다… PF 공적보증 두텁게, 주택 공급 길 연다

금융 당국이 ‘닥치고 공급’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공적 보증 한도를 8조 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 건설의 병목으로 지목된 부동산 PF 활성화를 지원하는 한편 집단대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주금공의 올해 부동산 PF 관련 보증 한도를 기존 6조 원에서 8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주금공의 올해 부동산 PF 관련 보증 공급 목표는 6조 원이며 지난 6월 말까지 3조 2000억 원가량이 집행됐다. 금융위원회가 부동산 PF 공적 보증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문한 ‘주택 공급’을 지원하려도 의도다.

서울 집값 상승으로 인한 주거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택 착공이 지연되는 원인 중 하나로 PF 시장 위축이 지적됐다. 금융 당국은 코로나19 이후 지난 4년 간 PF 사업장 부실 정리 및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왔으며 PF 대출 잔액은 2024년 말 128조 원에서 지난 3월 말 115조 원대까지 줄었다.

건설 업계는 핵심 자금 조달 수단인 부동산 PF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공적 보증 확대가 필요하다고 요청해왔다. 주금공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PF 보증을 확대하면 금융기관은 손실 부담을 덜어 자금 공급을 늘릴 유인이 생기고 건설사도 금융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주금공의 올해 보증 한도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HUG도 국토교통부와 PF 보증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금공은 추가 재정 투입 없이 보증을 늘릴 여력이 있다. 주금공은 금융회사 출연금으로 조성한 기본재산을 바탕으로 보증 사업을 하고 있으며 법정 운용 배수는 30배다. 현재 주금공의 운용 배수는 10배 안팎으로 보증 확대 여력이 충분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지난 4일 금융 업권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건의사항도 수렴했다. 상호금융·저축은행·여전사 등은 내년 도입 예정인 PF 자기자본 규제 시행 유예, PF 관련 위험가중치 부담 완화를 요청했다.

금융 당국은 PF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내년 5%에서 시작해 2030년까지 20%로 단계적으로 올리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 필요한 지원책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집단대출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유력하다.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은 가계대출로 분류되지만 주택 공급 사업을 뒷받침하는 성격이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금융권에선 가계대출 총량에서 잔금 대출을 제외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순증액이 조 단위를 넘어설 경우 예외 인정 범위가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올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한도는 4조 6000억 원 규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잔금 대출을 총량에서 예외할 경우 예외 범위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당국이 설정한 1.5% 총량 규제를 소폭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잔금대출 규모가 큰 탓에 이를 총량에서 예외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개별 은행에 대한 총량 추가 부여를 예상하고 가계부채 규모를 관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반면 전세대출 규제는 강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무분별한 전세대출 확대가 집값 상승에 일조해왔다는 게 현 정부의 시각이다. 현재 수도권 전세대출의 공적 보증 한도를 기존 80%에서 70% 이하로 추가 하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한 직장,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 예외적인 사유를 제외한 1주택자에 대해서는 전세대출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금융위는 7일 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부동산 관리 대책을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