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욕 나와”→”이거지!”…체코전 ‘대역전극’, 거리가 뒤집혔다

 

“이럴 줄 알았어!” “바로 이거야!” “가자!”

12일 정오, 서울 광화문 광장과 여의도 일대가 승리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체코를 2대1로 이기자,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실점 직후 무거운 분위기였던 응원 현장은 황인범의 동점골과 오현규의 역전골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후반 17분, 체코가 먼저 골을 넣었을 때 응원 현장 곳곳에서는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여의도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 나왔고, 일부 시민들은 머리를 감싸 쥐거나 주저앉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도 잠시 정적에 휩싸였다.

하지만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실점 직후에도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후반 25분 황인범의 동점골과 함께 완전히 뒤바뀌었다.

광화문에서는 “대한민국이여 승리하라” 응원가가 울려 퍼졌고, 여의도에서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점심시간이 끝나 회사로 돌아가려던 직장인들도 발길을 멈추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승부를 가른 순간은 후반 38분이었다. 오현규의 역전골이 터지자 시민들은 서로 끌어안고 환호했다. 응원단은 “두 번째 골 누구? 오현규!”를 외쳤다.

추가 시간 6분 동안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응원단장이 “2분만 버티면 이길 수 있다”고 외치자 시민들은 “할 수 있다 한국!”을 외치며 답했다.

경기 종료 신호가 울리자 광장 전체가 들썩였다. 시민들은 태극기와 응원 수건을 흔들며 “대한민국!”을 연호했고, 여의도에서는 어깨동무를 한 채 “오~ 대한민국”을 부르며 떠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광화문 응원전에는 펜스 안쪽만 3500명, 주변까지 포함하면 6000명 이상이 모였다.

승리를 지켜본 시민들의 목소리

유채현(23) 씨는 “오늘만 기다렸는데 눈물이 날 것 같다”며 “선제골을 내줬을 때는 정말 마음을 졸였는데 역전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임현빈(22) 씨는 “한 골을 먼저 내주고 시작했는데 역전하는 과정이 정말 짜릿했다”며 “전역 후 처음 거리 응원에 나왔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 재밌게 봤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친구 김세진(21) 씨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광화문에 왔다”며 “골을 내줬을 때는 분위기가 정말 암울했는데 곧바로 따라가면서 주변 사람들과 다 같이 응원한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휴가를 내고 응원전에 참가한 이우빈(28) 씨는 “감독의 교체 전략과 선수들의 투지가 맞물려 승리한 것 같다”며 “2차전도 회사는 잠시 잊고 다시 응원하러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연차를 쓰고 응원에 나선 박지은(29) 씨는 “이런 열기를 느껴본 게 정말 오랜만”이라며 “아침에는 우리만 들뜬 줄 알았는데 지하철역부터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 설렜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후 시민들은 질서 있게 광장을 빠져나갔다. 돗자리를 정리하고 빈 페트병과 음식 포장지를 직접 챙긴 채 이동했고, 주최 측과 경찰은 안전을 위해 구역별로 순차 퇴장을 안내했다.

광화문과 여의도를 가득 채운 시민들은 경기장을 떠나면서도 “대한민국”을 외쳤다. 24년 전 월드컵의 추억을 기억하는 이들부터 처음 거리 응원을 경험한 젊은 세대까지, 이날만큼은 모두가 하나의 붉은 물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