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역사상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관련 대기업 주식들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거래 중 위험 방지 장치들이 연달아 작동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의 부진, 인공지능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국내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불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날 거래 결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910.71포인트(9.99%) 하락한 8203.84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대 낙폭이며, 하락률로는 역대 다섯 번째에 해당합니다.
거래소는 오전 11시 37분 코스닥시장, 11시 40분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으며, 오후 2시 33분에는 유가증권시장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습니다. 올해 들어 네 번째입니다.
투자자별 거래 동향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동시에 매도에 나서며 하락세를 주도했습니다. 특히 기관은 4조 549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외국인의 4조 1576억원보다 많은 순매도 금액을 기록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8조 5795억원을 순매수하며 버텨냈지만, 급락세를 막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반도체 대형주 급락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대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 최근 8일 연속 상승하며 290만원대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12.47% 하락한 255만 5000원에 마감
• 삼성전자는 12.31% 하락한 31만원 기록
• 삼성전기도 10.68% 하락한 199만원에 마감
하락 원인 분석
전문가들은 전날 미국 기술주 부진이 국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로 투자 수익에 대한 의심이 다시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시장이 기대했던 주요 이벤트들이 지연되거나 불발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으며, 국내 증시의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은 무산됐습니다.
한 증권 전문가는 “미국 대형 기술주 가격 하락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승인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버리지 투자 영향
이날 급락에는 그동안 투자자들의 빚을 내서 하는 투자가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른 전문가는 “반도체 호황 기대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자금이 집중됐고 레버리지 상품도 많이 팔렸다”며 “주가가 오를 때는 상승폭을 키우지만 하락할 때는 레버리지 청산으로 변동성을 더 키운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망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반도체 산업 상황 악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가오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높아진 기대치에 대한 부담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한 증권 전문가는 “기본적인 경제 여건과 거시경제에서 코스피 상승 추세를 무너뜨릴 문제가 발견됐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조정 원인은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 매물과 기술적 조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