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 24개월 연속 역성장 기록
국내 건설산업 생산이 2년 동안 계속 줄어들면서, 과거 외환위기 때 기록했던 7개월 연속 감소와 세계 금융위기 당시 12개월 연속 하락을 한꺼번에 뛰어넘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긴 침체 구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번 달 28일 국가데이터처에서 공개한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건설업 생산량은去年同期 대비 5.5퍼센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건축 부문이 6.4퍼센트, 토목 부문이 2.8퍼센트 각각 떨어졌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24년 5월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24개월째 같은 기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시절에는 연속 하락이 7개월에 그쳤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도 12개월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번 침체가 역대 두 차례의 위기 시기를 모두 압도한 셈입니다.
참고로 건설업 생산 지표는 1997년 7월부터 작성되기 시작해, 마땅한 비교 기준이 생긴 1998년 7월부터 연간 대비 분석이 가능해졌습니다. 당시 초기에는 일부 통계 자료가 빠져 있어 정확히 비교하기 어려운 면도 있으나, 그때의 연속 침체 기간이 이번보다 짧았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 장기 불황, 왜 이렇게 길어졌나
이러한 장기간 부진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먼저 코로나19 시대 전 세계적으로 풀린 풍부한 자금이 원자재 값과 인건비를 끌어올려 공사비를 폭등시켰습니다. 여기에 2022년 레고랜드 사건을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자금 조달 길 자체가 막혀버린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건설 현장의 발주 물량이 급감하고, 자금 흐름이 끊기면서 업계 전반의 침체가 깊어지고 장기화된 것으로 업계와 학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 바닥은 다다른 걸까
다만 올해 들어 건설 수주액 등 미리 내다보는 지표들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는 연간 대비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에서 제기됩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가 곧 건설경기 회복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더 우세합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건설 실적이 매우 저조했던 만큼, 반등으로 보이는 수치가 기저효과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커서입니다. 통계 수치가 개선된다 해도 건설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한동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 한국은행도 신중, 회복 시점 늦어질 듯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를 다소 하향 조정했습니다. 작년 -9.8퍼센트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는 0.6퍼센트 정도 플러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1.0퍼센트 전망보다 0.4퍼센트포인트를 낮춘 수치입니다.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 역시 1.5퍼센트로 제한적으로 잡았습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같은 인공지능 관련 시설 투자, 도로와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 투자 규모가 건설업 침체를 어느 정도 덜어줄 수 있겠지만, 값비싼 공사 비용과 건설자재 수급 문제 등으로 회복 속도가 처음 기대보다 더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