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내러티브로 빵 떴는데…확 식은 현대차그룹주에 무슨 일이


상반기 증시를 달군 현대차그룹주의 로봇 모빌리티 스토리가 빠르게 사그라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 기대감과 물리 인공지능 전환 계획에 힘입어 주가가 80만 원에 근접했던 현대자동차는, 한 달여 만에 40만 원 중반대로 무너졌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본업인 자동차 사업의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고, 세계 곳곳의 로봇 회사들이 잇따라 상장 절차를 밟으면서 그동안 주가를 떠받치던 희소성 효과마저 사라질 조짐입니다.
▌ 고점에서 46% 하락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7월 중순 현대차는 거래를 마쳤습니다. 6월 초에는 하루 동안 78만 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한 달여 만에 고점 대비 46%가 빠졌습니다.
계열사 약세도 같이 이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는 43%, 현대글로비스는 39% 하락했습니다.
▌ 증권사들도 목표주가 잇따라 하향
7월 들어 주요 증권사들이 현대차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습니다. 일부 증권사는 현대모비스 목표가도 하향했습니다.
▌ 완성차 실적 불투명이 핵심 변수
투자심리를 누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본업의 실적 흐름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약 30% 줄었고, 당시에는 관세·환율·인센티브 증가 등 일회성 문제가 원인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분기에는 고환율과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 전기차 수요 둔화, 부품 협력사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겹치며 실적 흐름이 더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5% 정도 줄어들고, 판매량이 심리적 기준선인 100만 대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희소성 효과는 어디로 갔나
상반기에 실적이 부진했는데도 주가가 버텼 이유는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나스닥 상장 기대와 전사적인 로봇 전환 스토리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안에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상장 시점은 2027년 하반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사이 경쟁사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어질리티로보틱스는 특수 목적 인수 회사인 처칠캐피털XI와 합병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절차를 밟고 있어, 순수 휴머노이드 전문 기업으로서는 미국 증시 첫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중국에서도 유니트리가 올해 3분기 중 상장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중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첫 상장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자본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에 관심을 두었던 이유 중 하나는 미국계 휴머노이드 전문 기업이라는 희소성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쟁사가 먼저 상장한 만큼, 보스턴다이내믹스에 기대되던 100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 평가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지배구조 개편 변수
그룹 회장이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당시 약 2400억 원의 자기 자금을 투입해 20%의 지분을 개인 명의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상장 덕분에 현금을 마련해 승계 자금을 챙기려는 전략이라는 시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장 규모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 확보 가능한 자금 규모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변수는 노조의 움직임입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며칠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협상의 핵심 변수는 처음부터 협상 테이블에 오른 인공지능과 로봇 도입 문제로, 노조 입장으로는 합의 없이 로봇이 현장에 투입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생산 차질과 수천억 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로봇 전환 흐름에 노동 리스크가 한 층 더 얹힌 형태입니다.
결국 현대차는 약해져 가는 로봇 시장 주도권을 다시 잡고, 일각 소액주주의 상장 시기 관련 시각을 이해시킬 만한 주주 환원 계획까지 동시에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관계 한 전문가는 8월 말 열리는 경영진 투자 설명회에서 공개될 신차와 주주 환원 계획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히며, 이 흐름을 풀지 못하면 그룹의 미래 청사진과 지배구조 완성은 안갯속을 헤매게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