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장기화된 전기차 캐즘 속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북미 공장을 ESS 전향으로 탈바꿈시킨 전략이 성과로 이어질 조짐이다.
◆ 북미 공장 ESS 전향…7분기 만의 흑자 전환 눈앞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번 2분기 영업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을 318억원으로 추정했고, 미래에셋증권은 212억원으로 예상했다. IM증권은 영업이익 70억원을 전망했다.
다만 컨센서스는 다소 보수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SDI가 2분기까지 6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3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512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의 전망처럼 삼성SDI가 2분기 흑자 달성하면 이는 글로벌 캐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이후 무려 7분기 만의 반등이다.
삼성SDI는 2024년 4분기 2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 뒤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1조7224억원에 달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하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전기차 인센티브 축소 기조가 강화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DI가 회복세를 타게 된 것은 부진한 전기차 수요를 고수익성 ESS 비중을 확대하며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부진을 보완했다. 실례로 삼성SDI는 지난 3월 미국 에너지 기업과 1조5000억원 규모의 ESS용 각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고, 지난 1월에도 3조원대 ESS용 리튬인산철(LFP)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냈다.
◆ 내부에서도 하반기 반등 기대 하반기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도 하방 지지선이 마련되면서 동반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삼성SDI는 올 하반기 유럽에 출시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소형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는 침체된 소형 EV 세그먼트 공략의 핵심 열쇠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소형 전기차 납품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소형 배터리 부문 실적을 견인할 긍정적 요인”이라며 “유럽 내 보조금 축소 기조와 저가형 LFP 배터리 경쟁 심화 속에서 삼성이 제시할 프리미엄 제품의 마진 확보 여부가 실적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삼성SDI는 ESS 돌파구와 현대차 납품이라는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 내부에서도 올 하반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지난 1일 열린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비관적 낙관주의 자세로 지난 1년간 묵묵히 내실을 다지며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 초 약속드린 대로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아 하반기 내 분기 흑자 전환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1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오재균 삼성SDI CFO는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는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제외하면 분기별 개선이 이루어져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하반기 중에는 분기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향후 자본시장의 시선은 하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 추이와 미국 내 추가 수주 규모에 쏠릴 것으로 보이며 실적 턴어라운드 지속 가능성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