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보고서: 인공지능 첨단기술 투자 확대로 글로벌 대기업 신용등급 양극화 전망

◇ 인공지능이 기업 신용등급 판가름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푸어스(이하 S&P)는 인공지능(AI) 중심의 산업 성장 흐름이 국내 대형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들어 성적 향상이 대부분 기술(IT) 분야에 쏠리고 있어 반도체 등 성장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분야 기업들은 가까운 미래에도 구조적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기술 기업, 실적 개선 두드러져

서울 소재 한 금융기관 회의장에서 열린 신용평가 세미나에서 S&P의 기업신용평가 담당 책임자는 “국내 기업의 성장이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P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올 해 첫 분기 말 기준 기술 분야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다른 산업 기업들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 덕분에 기술 분야 기업들이 신용등급 상향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반도체·가전 기업, 등급 상향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신용등급이 기존 BBB에서 BBB플러스로 한 단계 높아졌고, 등급 전망도 ‘긍정적’으로 유지됐다. S&P 측은 “앞으로 예정된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을 고려해도 보유 현금 규모가 상당히 크고, 미국 예탁증 상장 효과로 큰돈이 추가로 유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등급이 오른 만큼 당분간 추가 조정은 어려우나 계속 점검 중이라는 입장이다.

피지컬 인공지능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급등을 이끈 LG전자 역시 올해 6월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플러스로 상향됐다.

◇ 화학·이차전지, 등급 하향

반면 S&P가 구조적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본 석유화학 및 이차전지 업종 기업들은 잇따라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올해 상반기에만 포스코,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세 곳의 신용등급이 각각 한 단계씩 인하된 바 있다.

◇ 해외 채권 발행은 꾸준

업종별 신용등급 방향이 엇갈리고 있음에도 국내 기업들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 흐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신용등급이 강등된 포스코와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각 7억 달러와 16억 달러를 마련했다. 이차전지 업체 SK온 역시 미국 현지 법인 등을 통해 상반기에만 15억 달러 어치를 발행했다.

◇ 방산 기업, 새로운 수혜주

기술 분야 외에도 방위산업 분야가 신용등급 수혜 후보로 거론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을 비롯해 각국 국방 예산이 늘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출 증가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S&P는 내다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말 S&P로부터 처음으로 A마이너스 등급을 받았다. 이는 SK하이닉스와 LG전자보다 한 단계 우량한 신용도를 의미한다. 해당 기업은 이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사상 처음으로 달러 표시 해외 채권을 발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