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큰 이익을 냈지만, 사업부마다 분위기는 크게 달랐다. 반도체를 맡은 DS 부문은 실적이 빠르게 늘었고, 모바일·TV·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회사 전체 성과는 좋아 보이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부문별 온도 차가 매우 큰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DS 부문이 큰 폭의 이익을 올린 반면, DX 부문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 결국 삼성전자 실적이 반도체에 더 많이 기대는 구조가 강해졌고, 완제품 사업은 예전보다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DX 부문이 힘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다. 메모리값이 오르면 반도체를 파는 DS는 유리하지만, 같은 부품을 사서 스마트폰과 가전을 만들어야 하는 DX는 원가 부담이 커진다. 최근에는 메모리 가격이 크게 뛰면서 스마트폰 한 대를 만드는 비용도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메모리 비용 비중이 비교적 낮았지만, 지금은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은 수익이 빠르게 줄고 있다. 갤럭시를 담당하는 사업부는 예전보다 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TV와 생활가전 부문은 상황이 더 무겁다. 이미 손실을 냈던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올해도 뚜렷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시장 환경도 좋지 않다. 세계 경기 흐름이 둔해지면서 스마트폰과 TV를 바꾸려는 수요가 약해졌고, 중국 업체들은 가격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강한 경쟁사를 상대해야 하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과 가격 경쟁까지 해야 해 부담이 커졌다. DX 부문은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DX 부문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중국 내 가전·TV 판매 사업을 정리하고, 생산과 공급 방식도 다시 손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저가 제품은 외부 생산을 더 활용하고, 일부 공장 운영도 축소하는 등 비용을 줄이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조직을 더 가볍게 만들기 위한 재배치와 인력 조정 검토도 함께 진행되는 분위기다.
현장에서는 희망퇴직을 고민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경영 여건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 퍼지면서, 미리 조건이 나을 때 회사를 떠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회사 역시 여러 사업부에서 비용 절감 목표를 세우고 지출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 속에서 사내 갈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DX 쪽에서는 인력 축소와 실적 부진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반면, 반도체 중심의 노조에서는 성과에 맞는 보상을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주장하며 강한 행동도 예고한 상태다.
결국 삼성전자 안에서는 한쪽은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걱정하고, 다른 한쪽은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실적 차이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보상 문제까지 겹치면, 앞으로는 노사 갈등뿐 아니라 직원들 사이의 갈등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핵심은 DX 부문이 다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부분이 늦어질수록 회사 안의 부담은 더 커지고, 성과급과 비용 문제를 둘러싼 충돌도 더 자주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