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롭게 자산을 키운 부자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예전에는 상속이나 사업 성공이 부자가 되는 대표 경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월급을 꾸준히 늘리고 금융투자를 병행해 자산을 모은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흐름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낸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서는, 금융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사람들을 부자로 보고 조사했다. 여기에 총자산 30억 원 이상이면서 금융자산 5억 원 이상인 일부까지 더해 모두 243명을 살펴봤다. 연구소는 이 가운데 최근 10년 안에 부자 대열에 들어선 50대 이하 자산가를 새로운 유형의 부자로 정리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1세였다. 직업은 회사원과 공무원이 30%로 가장 많았고, 전문직은 23%, 자영업자와 기업 대표는 24% 수준이었다. 사는 곳은 서울과 분당 같은 수도권이 64%였고, 이 중 강남 3구에 거주하는 비율은 55%로 나타났다.
집은 생각보다 실용적인 편이었다. 자기 집을 가진 비율은 83%로 전체 부자 평균보다 조금 낮았고, 30평대 이하 아파트에 사는 비중은 44%로 오히려 더 높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생활 모습은 검소하거나 평범해 보여도, 실제 소득과 자산 규모는 매우 큰 편이었다.
평균 가구소득은 5억 8천만 원, 총자산은 60억 원대로 조사됐다. 전체 부자 집단과 비교하면 자산은 조금 적을 수 있지만, 소득은 더 높은 편이었다. 또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대학원 이상 학력을 갖고 있었다.
처음 돈을 모을 때 만든 종잣돈은 평균 8억 5천만 원이었다. 시작 단계에서는 예금과 적금으로 자산을 만든 사람이 가장 많아 43%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소득 증가와 상속·증여가 각각 19%, 부동산 매매는 10%였다.
하지만 자산이 커지는 과정에서는 방법이 달라졌다. 가장 많이 꼽힌 수단은 자기계발을 통한 소득 확대로 44%, 이어 주식 같은 금융투자 수익이 36%였다. 안정적인 예금·적금 수익도 28% 있었고, 금·은·예술품 같은 실물자산 6%, 벤처투자 3%처럼 투자처를 넓히는 움직임도 보였다.
금융자산 구성은 저축형이 54%, 투자형이 46%였다. 특히 직접 투자 비중이 높았다. 주식 보유 비율은 75%, 상장지수펀드는 57%, 실물자산은 52%, 가상자산은 20%였다. 해외 주식 투자 비중도 30%로, 전체 부자 평균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앞으로 자산을 더 늘리는 데는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낫다고 본 응답이 48%였다. 실제로 이들은 벌어들인 돈의 48%를 저축이나 투자에 넣고 있었고, 소비는 47%, 빚을 갚는 데 쓰는 비중은 5%였다. 또한 ‘진짜 부자’라고 부를 만한 기준으로는 자산 100억 원 이상을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아 63%를 차지했다.
전체 부자들의 경기 전망도 전년보다 다소 나아졌다. 실제 경기 회복을 기대한다는 답은 7%에서 18%로 올랐다. 정부의 주주 친화 정책과 기업가치 개선 흐름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를 높인 배경으로 풀이됐다.
올해 자산 구성을 바꿀 계획이 있다고 답한 부자는 39%였다. 이 가운데 18%는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늘리겠다고 했다. 또 자산을 불리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금융투자를 먼저 생각한다는 응답도 43%에 달했다.
자산을 나중에 어떻게 쓸지에 대해서는 절반 가까운 48%가 가족에게 넘기겠다고 했고, 44%는 자신을 위해 쓰겠다고 답했다. 사회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8%였다.
정리하면, 새롭게 등장한 부자층은 상속이나 부동산만 믿기보다 자신의 소득을 키우고 금융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산을 불린 사람들이다. 과거에는 ‘부동산은 반드시 오른다’는 믿음이 강했다면, 이제는 자산관리의 중심이 점점 금융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