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튼 ‘은애하는 도적님아’ 인기 확산의 이유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최근 안정적인 시청률과 좋은 반응을 함께 얻으며 KBS 주말 드라마 흐름을 바꾼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2회 방송에서는 시청률 7.3퍼센트를 기록했고, 매회 6~7퍼센트대를 꾸준히 지키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넷플릭스와 웨이브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도 인기 순위에 자주 오르며 방송 밖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KBS의 토요일·일요일 드라마는 경쟁 채널에 비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편성된 작품들은 화제성에 비해 성적이 아쉬운 경우가 많았다. 처음 선보인 ‘트웰브’는 시작은 강했지만 뒤로 갈수록 힘이 빠졌고, 이어 방송된 ‘은수 좋은 날’과 ‘마지막 썸머’도 기대만큼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어려운 경쟁 구도 속에서도 꾸준한 시청층을 만들며 KBS 주말 미니시리즈의 가능성을 다시 보여줬다.

방송가 안팎에서는 이 작품이 편성이 조금 더 유리했다면 더 높은 수치까지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만큼 작품의 기본 체력이 좋았다는 뜻이다. KBS는 이 드라마 종영 뒤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하반기에 새 작품들로 다시 토요일·일요일 드라마를 이어갈 계획이다. 7월에는 남궁민, 이설이 출연하는 ‘결혼의 완성’이 준비돼 있고, 11월에는 이현욱, 장혁, 김강우, 박성웅, 정웅인, 조성하 등이 출연하는 대하드라마 ‘문무’도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의 성과는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에도 좋은 출발점이 됐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여러 편의 지상파 드라마를 내놓을 예정인데, 그 흐름이 3월 방송 예정인 tvN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작품은 하정우, 임수정, 김준한, 정수정, 심은경 등 평소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자주 보기 어려운 배우들이 함께 출연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후에도 문화방송의 ‘오십프로’, 에스비에스의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등 눈에 띄는 작품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드라마에서 끝나지 않고 같은 제목의 웹툰으로도 확장됐다는 점이다. 보통은 웹툰이 먼저 나오고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드라마를 바탕으로 웹툰이 제작됐다. 서울미디어코믹스의 웹툰 제작 조직인 스튜디오 늘봄이 참여했고, 드라마 첫 방송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해 12월 27일부터 네이버웹툰을 통해 공개됐다.

이 작품은 원래 2020년 스튜디오드래곤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이야기다. 도적이 된 여인과 그녀를 쫓던 왕족의 영혼이 뒤바뀌며 서로를 살리고, 끝내 백성까지 지키게 되는 이야기라는 큰 줄거리는 드라마뿐 아니라 웹툰 형식에도 잘 어울렸다. 그래서 방송계에서는 이 사례를 새로운 방식의 원작 하나, 여러 활용 모델로 주목하고 있다.

웹툰 반응도 분명하다. 제작사 쪽 설명에 따르면 이 웹툰은 40대와 50대, 그리고 여성 독자층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다. 최근에는 더 넓은 연령대에 알리기 위해 짧은 영상 광고도 진행했는데, 관련 조회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일본 서비스 확대도 앞두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계열사가 운영하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에도 공개될 예정이어서, 이제는 국내를 넘어 일본 독자들과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리하면,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단순히 시청률이 괜찮은 드라마 한 편에 그치지 않는다. KBS 주말 드라마의 흐름을 되살렸고, 제작사에는 다음 작품으로 이어질 힘을 줬으며, 웹툰과 해외 진출까지 연결되는 확장 가능성도 보여줬다. 드라마의 인기가 다른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의미 있게 언급될 작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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