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앞으로 시작될 가상자산 세금 부과에 대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탈세가 의심되는 사람의 지갑 주소와 돈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는 추적 도구를 강화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거래소 자료와 블록체인 데이터를 함께 모아 대규모 거래 내용을 한눈에 분석하는 내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추적 도구는 특정 사람의 거래 흐름을 자세히 살피는 데 쓰인다. 거래소 계정, 지갑 주소, 블록체인 기록을 연결해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일반 세무 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비수탁형 지갑 거래나, 편법 상속·증여, 해외로 자금을 빼돌린 정황 등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조사 담당자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거래 흐름을 화면에서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조사 판단의 근거로 활용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별도의 통합 분석 체계도 만들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한 사람의 지갑만 쫓는 데 그치지 않고, 거래소가 제출한 거래 내역과 블록체인 기록을 합쳐 납세자별 거래 흐름을 넓게 관리하고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쉽게 말해, 추적 도구가 개별 의심 거래를 깊게 보는 장비라면, 통합 시스템은 많은 거래 데이터를 넓게 살피는 기반에 가깝다. 국세청은 여기에 인공지능 분석과 통계 기법도 활용해 수상한 거래 패턴을 미리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법에 따라 앞으로 발생하는 가상자산 소득은 과세 대상이 되며, 이에 맞춰 신고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과 절차를 갖추겠다는 뜻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걱정도 나온다. 남은 준비 기간이 길지 않은 데다, 실제 과세 과정에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충분히 정리됐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는 구조가 복잡하고 종류도 많아서, 같은 자료를 봐도 해석 방식에 따라 세금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추적 장비를 들여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판단 기준, 검증 방식, 현장 적용 절차가 함께 정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조사 담당자마다 해석이 달라지면 같은 유형의 거래도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이런 혼선을 줄이려면 중앙에서 세운 기준을 현장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도록 세부 지침과 교육 체계를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리하면, 국세청은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추적 기술과 통합 분석 시스템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가 실제로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기술 도입뿐 아니라 과세 기준, 해석 원칙, 검증 절차까지 함께 분명해져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이 세계적으로 연결돼 있고 중앙 통제가 약한 특성을 가진 만큼, 기술과 제도 보완이 함께 가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