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석유를 바탕으로 만드는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흔들렸고, 그 여파가 일본 식품·음료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를 많이 쓰는 업체들은 생산과 판매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많은 식품·음료 업체가 용기와 포장에 나프타 계열 원료를 쓰고 있었고, 상당수는 이미 피해를 겪고 있거나 앞으로 3개월 안에 문제를 체감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여러 기업은 원료 부족이 길어지면 매출뿐 아니라 회사 운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푸딩 같은 컵 제품이다. 푸딩 용기는 플라스틱 재질이라 원료 수급이 막히면 바로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 한 식품업체는 필요한 용기를 제때 받지 못하면 판매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포장재가 없으면 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에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배달과 포장 판매가 많은 외식업계도 부담이 커졌다. 일부 업체는 용기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고, 현장에서는 이것이 단순 원가 반영인지 지나친 인상인지 두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인건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포장 용기 비용까지 더 오르면 버티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문제는 용기만이 아니다. 나프타로 만드는 여러 화학 원료가 부족해지면서 포장지 인쇄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상품 이름이나 원재료 정보 등을 찍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음료업체는 여러 제품의 용기 인쇄를 멈추기로 했고, 스티커를 손으로 붙이는 방법도 검토했지만 물량이 너무 많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가격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식품 포장용 필름, 병 라벨 필름, 포장재용 잉크, 캔용 도료 같은 자재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화학업체들은 나프타 조달 가격이 평소보다 크게 뛰어 값을 올리지 않고는 버티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다만 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는 만큼 무리하게 가격을 더 올리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업계 안에서는 플라스틱을 대신할 다른 재료를 찾아보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중견기업이 많은 구조상 설비를 바꾸고 새 포장을 적용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당장 빠르게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일부 제품이 일시적으로 판매를 멈추거나, 겉포장에 인쇄를 하지 못한 채 유통되는 사례가 한꺼번에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원료 부족을 넘어, 일본 식품·음료 업계의 생산·포장·유통 전 과정을 흔드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