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잣돈 8억으로도 신흥 부자를 노릴 수 있다”

요즘 새롭게 부자가 된 사람들은 예전처럼 부동산만 붙잡지 않는다.
이들은 금융투자를 더 중요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보고, 스스로 공부하고 판단하면서 돈을 키워가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놓은 자산 보고서에서는 최근 10년 사이에 자산을 빠르게 늘린 50대 이하 자산가를 ‘케이-에밀리’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부자는 보통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가진 사람을 뜻하고, 케이-에밀리는 이 가운데서도 총자산 30억 원 이상이면서 금융자산 5억 원 이상인 사람들을 따로 살펴본 집단이다.

이들의 생활 모습
평균 나이는 51세였고, 서울과 분당 거주 비율이 높았다.
강남 3구에 사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 밖의 수도권 지역에 사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또 자기 집에 사는 비율은 높았지만, 아주 큰 집보다 30평형대 이하의 비교적 실용적인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일반적인 부자 집단보다 더 많았다.

직업을 보면 회사원과 공무원 비중이 꽤 컸다.
전문직이나 사업가만 많은 것이 아니라, 급여를 받는 직장인도 새로운 부자층에 많이 포함돼 있었다는 뜻이다.
학력 수준도 대체로 높은 편이어서, 안정적인 소득을 바탕으로 자산을 쌓을 가능성이 큰 집단으로 볼 수 있다.

돈을 모으는 방식도 달라졌다
이들이 처음 자산을 키우기 위해 마련한 종잣돈은 평균 8억 5천만 원 수준이었다.
출발 단계에서는 예금과 적금 같은 안전한 저축 수단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다음으로는 연봉 상승, 상속이나 증여, 부동산 매매 차익 등이 종잣돈 형성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자산을 본격적으로 불리는 과정에서는 방식이 달랐다.
단순히 아끼고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계발로 소득을 높이거나 주식 같은 금융투자 수익을 더하는 방식이 핵심이었다.
저축도 꾸준히 했지만, 금이나 은, 예술품 같은 실물자산, 벤처기업 투자처럼 보다 다양한 방법에도 관심을 보였다.

투자 성향은 더 적극적이다
금융자산 구성은 저축성 자산과 투자성 자산이 거의 반반에 가까웠다.
특히 직접 투자에 적극적이어서, 일반적인 부자 집단보다 주식, 상장지수펀드, 실물자산,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주식 투자 안에서도 해외시장 비중이 비교적 큰 편이었다.

앞으로 자산을 더 늘리는 수단으로 무엇이 더 유리한지 묻자, 적지 않은 사람이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더 낫다고 봤다.
이는 예전처럼 “부동산은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스스로 결정하는 힘이 강하다
케이-에밀리는 투자 판단에서도 독립적인 편이다.
다섯 명 중 한 명 정도는 거의 전적으로 자신의 생각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린다고 답했다.
기존 부자들이 금융회사 전문가에게 정보를 많이 얻었다면, 이들은 투자 관련 책, 온라인 정보, 인공지능 서비스, 영향력 있는 개인 채널 등을 더 자주 활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소득 사용 방식도 특징적이다.
번 돈의 절반 가까이는 저축과 투자에 넣고, 비슷한 수준을 생활비와 소비에 쓰며, 일부만 대출 상환에 사용했다.
또 이들이 생각하는 ‘진짜 부자’의 기준은 대체로 자산 100억 원 이상으로 높게 잡혀 있었다.

무엇이 달라졌나
정리하면, 새롭게 부자가 된 사람들은 사업 대박이나 집안 자산에만 기대지 않는다.
여러 소득원을 만들고, 꾸준히 공부하며, 자신만의 기준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하면서 자산을 키운다.
즉, 부를 만드는 중심축이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다.

‘에밀리’라는 말은 미국에서 나온 표현으로, 특별히 화려해 보이지 않아도 차근차근 자산을 쌓아 경제적 여유를 얻은 평범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 개념을 한국 상황에 맞춰 보면, 큰 상속이나 엄청난 행운보다 꾸준한 소득 관리, 절제된 소비, 장기적인 투자 습관이 새로운 부자들의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