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동정세와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금융시장 출렁일 듯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후반에서 오르내리며, 뚜렷한 한쪽 방향 없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굵직한 대외 변수들을 확인하려는 분위기라, 당분간은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먼저 살펴볼 부분은 중동 정세와 미국·중국 정상회담이다. 최근에는 한때 원화가 강해지면서 환율이 내려가는 모습도 있었지만, 주 후반으로 갈수록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 전쟁 종료 협상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자, 달러도 함께 강세를 보이며 환율 하락 폭이 줄었다.

지난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많이 사들이면서 원화 강세 요인이 부각됐다. 여기에 엔화도 비교적 안정적인 강세 흐름을 보이며 원화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주 시장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생산자물가 지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물가까지 번지는 모습이 확인되면, 달러 강세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는 더 약해질 수 있고, 그만큼 달러 가치는 버티기 쉬워진다.

미국 경기 흐름도 아직 크게 꺾이지 않은 모습이다. 서비스업 지표는 확장 흐름을 이어갔고, 가격 관련 지표도 높아져 원가 부담이 넓게 퍼질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장은 버티고 물가는 다시 오르는 그림이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주요 나라 중앙은행 인사들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세계 금리 수준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미국 물가뿐 아니라 산업생산, 소매판매, 중국과 유로존 경기 지표까지 함께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환율이 위쪽으로 움직일 재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수출 기업들이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들어 무역수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는 환율 상승을 누르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매 흐름이다. 외국인 자금이 계속 들어오면 원화 수요가 늘어 환율이 내려갈 수 있지만, 대외 불안이 커져 투자 심리가 흔들리면 다시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정리하면, 이번 주 외환시장은 전쟁 관련 불확실성, 미국 물가 지표, 미국·중국 관계, 그리고 국내 수급 요인이 서로 맞물리며 방향을 찾는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가 부담과 달러 강세가 부각되면 환율은 다시 상단을 시험할 수 있고, 반대로 외국인 자금 유입과 수출업체 달러 매도가 강해지면 환율은 다시 눌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