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최근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인도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걱정을 키우고 있다. 카타르와 호주처럼 세계 시장에서 비중이 큰 가스 수출국들이 생산과 수출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미 계약된 선박 인수 시점도 함께 밀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중동 지역 발주 물량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제 일정이 흔들리면 올해 실적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현재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 측에서 맡은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은 모두 64척이며, 이 가운데 올해 넘기기로 한 선박도 적지 않다. 호주 역시 중요한 고객이어서, 이 지역 프로젝트 일정이 변하면 추가 영향이 생길 수 있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선박을 제때 넘기지 못할 경우 매출 반영 시점도 함께 뒤로 밀린다는 점이다. 조선업은 배를 만드는 진행 정도에 따라 매출을 잡지만, 마지막 인도 시점이 늦어지면 분기 실적에도 직접적인 흔들림이 생길 수 있다.
문제는 매출 숫자만이 아니다. 현금이 들어오는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조선사는 보통 선박 대금의 큰 몫을 인도할 때 받는다. 그래서 배를 거의 다 만들어 놓고도 발주처가 인수를 미루면, 남은 대금을 바로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조선사는 선박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비용까지 떠안을 수 있어, 짧은 기간이라도 자금 운용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정이 몇 달만 밀려도 회사별로 수천억 원 규모의 매출 인식이 늦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시장 전체가 모두 어두운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다른 지역 발주가 늘면 일부 충격을 줄일 여지는 있다. 실제로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비교적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업계는 아직 인도 일정 변경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고 보면서도, 공급 차질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여러 상황을 가정하며 대응책을 점검하고 있다.